[프라임경제] 4일은 24절기 중 다섯 번째 절기인 '청명'입니다. 하늘이 차츰 맑아져 푸르게 된다는 의미를 지녔고, 한 해의 풍년을 가늠하는 날이기도 하죠. 그만큼 청명의 날씨는 중요합니다.
올해의 청명 역시 맑고도 포근한 날씨를 자랑하지만, 미세먼지는 전국 곳곳이 '나쁨' 상태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사실 사계절 내내 미세먼지 걱정에 시달리는 한반도지만, 올해 미세먼지는 유난히 심하죠.

지난달 21일 환경부는 '대기환경보전법' 외 2개의 법률을 개정하고 미세먼지의 정의를 변경했습니다.
해당 법에 따라 기존 '초미세먼지'라고 부르던 지름 2.5마이크로미터(㎛,1㎛=1000분의 1㎜)의 먼지(PM2.5)는 '미세먼지'로, 원래 '미세먼지'라고 부르던 지름 10㎛의 먼지(PM10)를 '부유먼지'라고 명칭을 변경한 것이죠.
정부는 이런 변경의 이유를 국제 기준에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정작 명칭은 변경됐을 뿐 대기 질 상태를 구분하는 기준은 국제 기준보다 한참 동떨어져있다는 비판이 나오네요.
우리나라는 현재 대기질의 상태를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 네 단계로 구분해 국민들에게 매일의 대기 상태를 알리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부유먼지 PM10의 경우 1㎥당 30마이크로그램(㎍) 이하일 때 '좋음', 31~80㎍까지는 '보통', 81~150㎍은 '나쁨', 그리고 151㎍ 이상일 때는 '매우 나쁨'으로 측정하고 있죠. 미세먼지를 뜻하는 PM2.5의 경우에는 ㎍/㎥당 △좋음(0~15) △보통(16~50) △나쁨(51~100) △매우 나쁨(101~)으로 구분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미세먼지 환경기준을 설정하고 있는데요. PM10 기준으로 24시간 50㎍/㎥, 연간 평균 20㎍/㎥를 유지하는 것이 WHO의 기준입니다. PM2.5의 경우 24시간 25㎍/㎥, 연간 10㎍/㎥를 기준으로 하고, 이보다 나쁠 시 단계적인 가이드라인을 설정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하루 기준 PM10은 100㎍/㎥, PM2.5는 50㎍/㎥로 WHO 기준의 두 배에 달하고, 연 기준으로는 2.5배나 완화된 기준을 적용 중입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통', 또는 '좋음'에 해당하는 날씨를 세계 기준으로 적용하면 '나쁨'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최근 전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대기 질이 나쁜 날들이 계속되다 보니 환경기준을 세계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죠. 최근 정부 역시 미세먼지 기준을 WHO까지는 아니어도 일본·미국 기준까지 강화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직 미세먼지의 배출 원인 및 관리 실태도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만 강화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비판합니다.
환경부는 오는 2024년까지 4조5000억원을 투자해 서울 등 수도권지역을 개선하겠다고 밝혔고, 작년 6월에는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내놓으며 '총력대응'을 예고했죠.
하지만 사실 구체적인 방안은 올여름에나 확실해질 것으로 확인돼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상황을 겪는 올봄에는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입니다.
날씨 예보에서 미세먼지가 '보통'이라고 하는 말에도 꼭 방진필터가 붙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무리한 실외 활동은 피하는 등 스스로 몸을 지키는 것만이 미세먼지에 대응하는 현재의 유일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