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컴퓨터의 새 제품 ‘아이팟 나노’가 최근 국내 상륙함에 따라 국내 토종 MP3업체들이 우와좌왕하는 모습으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아이팟 나노’의 최대 강점은 국내 경쟁사 제품가의 절반에 불과한 파격적 가격이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에 깔끔한 디자인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이에 대해 토종 MP3플레이어 업체들은 바짝 긴장한 상태에서 동영상 등 다기능과 콘텐츠를 중심으로 방어전략을 짜는데 부심하고 있다.
◆토종업계 ‘절치부심’
애플 아이팟나노 출시 대처방안으로 국내 MP3업체들이 대책마련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MP3업계를 대표할 구심점도 없어 한 목소리를 내는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MP3업체들은 애플 아이팟나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플래시메모리 공동구매, 가격이 기존 제품보다 저렴한 MLC(Multi Level Cell) 메모리 적용 등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러한 구심점이 없고 개별 이해관계도 달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국내MP3플레이어 업체들이 모여 ‘플래시메모리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것.
대량으로 낮은 가격에 플래시 메모리를 구매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으로 전 세계 MP3플레이어 20% 수준인 700만대를 생산하고 있는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들이 플래시메모리 공동구매를 성사시킨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가격에 메모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공동구매가 성사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낮은 가격에 메모리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물량 뿐 아니라 장기간 공급을 보장해야 하는데, 자본이 취약한 KPAC 회원사들간 의견조율이 힘들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기존 SLC(Single Level Cell) 메모리 보다 가격이 싼 MLC(Multi Level Cell) 메모리를 사용해 원가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MLC는 현재 국내 업체들이 사용하는 SLC에 비해 데이터 입출력 속도가 느린 등 성능은 40% 수준이지만 가격은 SLC에 비해 70% 수준으로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업계관계자들은 이런 단편적인 방안보다, 업계 의견을 하나로 묶고 전체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조치가 우선 진행돼야 한다는 것.
"MLC(Multi Level Cell. 셀하나에 데이터 두개 이상 저장)낸드형 플래시메모리"를 장착해 가격으로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는 업체도 있다.
엠피오는 삼성전자와의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도시바와 거래하면서 보다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토종업체 ‘다양한 기능, 콘텐츠로 승부’
국내 업체들에게는 "아이팟나노"의 등장으로 인해 국내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애플의 아이팟나노가 뛰어난 디자인과 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국내 MP3제품들에 비해서 다양한 컨텐츠가 제공되지 않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대응책 마련에 부심한 이들은 동영상 기능 등 ‘아이팟나노’에 없는 기능을 강조하는 동시에 국내 음악포털과의 제휴를 강화하면서 콘텐츠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맥스MP3, 벅스, 소리바다 등 음악 포털과의 제휴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아이팟나노’ 어떤 제품인가
‘아이팟나노’는 애플 특유의 산뜻한 디자인과 각종 액세서리, 그리고 경쟁사의 동급 제품에 비해 파격적으로 연필보다 얇은 두께에 무게는 42g에 불과하지만 4GB 제품은 MP3음악파일 1000곡, 사진 2만4000여장을 저장할 수 있다.
특유의 액세서리도 이목을 끈다. 애플은 ‘아이팟’ 시리즈를 위해 1000여 개의 각종 액세서리를 선보이고 있으며, 이번에도 ‘아이팟나노’에 어울리는 ‘암밴드 (Armband)’, 헤드폰 등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아이팟나노도 결함은 가지고 있다.
아이팟 나노 사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컬러 화면이 너무 쉽게 긁힌다는 것. 이 긁힘은 화면이 너무 심하게 긁혀서 이미지가 뒤틀려 보이기도 한다는 것.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녀 특별하게 긁힐 것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화면이 마치 사포로 문지른 것처럼 긁혀 있었다는 사용자들의 주장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 가격보다 디자인에 ‘주안젼
한편 소비자들이 MP3플레이어를 구매할 때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은 ‘디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시인사이드는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 간 네티즌 829여명을 대상으로 ‘MP3플레이어 구입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27.9%(231명)이 ‘디자인’을 꼽았다.
이번 설문에서 응답자들은 ‘더 작고 예쁜 MP3플레이어가 등장하면 기종을 변경할 생각이 있다”고 답변하는 등 신규 구입은 물론 기종 변경시에도 기능보다 디자인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에서 디자인 다음으로 중요하게 꼽힌 것은 ‘음질(21.6%·176명) 이었으며 그 다음이 ‘가격(136명·16.4%)’ 순이었다. 이밖에 ▲메모리 용량 14.2%(118명) ▲브랜드 9.4%(78명) ▲부가기능 5.1%(42명) ▲제품크기 2.8%(23명) ▲UI편의성 2.7%(22명) 등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