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화 기자 기자 2017.03.30 16:20:43

[프라임경제] SK텔레콤(017670·사장 박정호)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AI) 기기에 쇼핑 기능을 연동한 가운데 정보 전달력 등 지속적인 개선이 요구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SK텔레콤은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기기 '누구' 업데이트를 진행, 쇼핑·프로야구·운세 정보 제공 기능과 기기가 먼저 필요 사항을 알려주는 '알림' 기능을 추가하고, 기존 제공했던 음악 감상 기능을 고도화한다고 밝혔다.
특히 아마존의 '에코' 구글의 '구글홈'에서 제공 중인 쇼핑 기능을 국내 최초로 탑재한 점이 관심을 모았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플래닛의 커머스 브랜드 '11번가'와 '누구'를 연계해 음성으로 11번가의 '오늘의 추천상품' '금주 추천 도서'를 안내하고 주문까지 할 수 있는 새로운 쇼핑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오늘의 추천 상품은 11번가가 추천하는 다섯 개의 상품으로, 고객은 10~90% 할인된 가격으로 추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상품은 매일 자정 업데이트되며, 11번가 계정 및 결제 정보를 미리 설정하면 고객이 보유한 11번가 쿠폰·T멤버십 포인트·카드 할인 등의 혜택을 자동으로 적용해 가격이 제시된다.
금주의 추천 도서는 한 주의 베스트셀러를 안내하는 정보형 서비스다. 카테고리별 베스트셀러 추천 다섯 권을 선정해 소개하며, 즉시 구매도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주문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외출 시에는 '누구' 전용 앱을 통해 주문 잠금 설정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누구'를 통해 물건을 주문하는 영상이 시연됐다. 영상 속 여성이 "아리아, 11번가 추천상품 알려줄래"라고 말하자 '누구'는 "카누 미니 다크 마일드 60개 세트 1개 입니다. 최저가로 1만2500원에 주문을 원하시면 '결재해줘'라고 말씀해주세요"라고 답했다.
일부에선 시연된 '누구' 답변이 단어 간 휴지 및 답변 속도가 불규칙해 한 번에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상품 정보가 명확히 전달돼야 한다는 쇼핑 특성상 전달력 개선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누구'의 경우 전문 성우가 직접 필요한 음성을 녹음하는 방식으로, 음성 시장을 활용하는 타 서비스 대비 전달력이 좋은 편"이라면서도 "음성 쇼핑 기능이 첫 시행돼 현재로선 명확한 개선 계획이 없으나, 고객 반응을 보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적용하기 위해 결제 정보를 미리 설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음성 쇼핑 기능은 기존웹이나 모바일 쇼핑 플랫폼을 활용하던 방식보다 더 불편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 쇼핑플랫폼에 쇼핑정보가 필요 이상 많아 클릭을 많이 하는 불편도 있다"며 "고객이 명확히 인지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두 마디 정도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이 효용 가치가 있고, 이런 제품에 한해 서비스가 우선 제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SK텔레콤은 구매 영역 확대 및 음성 특화 검색·추천 기능, 개인화 기술 등을 '누구'에 도입해 쇼핑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한편, SK텔레콤은 올해 '누구'를 필두로 한 AI 생태계 구축에 주력한다.
박구용 SK텔레콤 종합기술원 스마트머신테크랩장은 이날 "지난해가 AI 씨를 뿌리는 해였다면, 올해는 AI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문 열리는 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태계 마련으로, 고객이 쓰고 싶어하는 기능을 계속 추가할 것이며, 그를 위해 파트너를 지속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올해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개방을 비롯해 다양한 제조사와 협력해 다양한 서비스 및 기기를 출시할 예정으로, 연내 기존 '누구' 대비 저렴하고 작아진 후속 모델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