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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장애인체육회ODA] 한-캄 교류의 '입과 귀' KOICA 단원들

프놈펜=장철호 기자 기자  2017.03.30 07: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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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한장애인체육회 '2017캄보디아 장애인 ODA(공적개발원조) 교류 사업' 4일차. 한국 지도자들과 캄보디아 선수들의 통역을 담당하는 한국 청년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에게 맡겨진 임무는 통역이지만, 볼리트리버와 바닥닦이, 음료 보조 등 1인 3~4역의 수퍼맨·우먼으로 경기장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29일 배구와 탁구, 보치아 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캄보디아 프놈펜 올림픽스타디움. 상당히 오래전 지어진 스타디움의 구조상 냉·온방시설은 물론이고 외부와 단절되지 않아 캄보디아의 찌는 듯한 더위가 몸으로 느껴졌다. 

탁구장에선 곤색 티를 입은 통역사(변정희, 차미솔, 강선경)들이 간간히 통역을 해주고, 탁구공을 줍고, 점수판을 넘기며 더위와 싸우고 있다.

배구장에선 또 다른 통역사(김지혜)가 볼을 줍기 위해 뛰어 다니고, 걸레를 들고 바닥을 닦는가 하면 쉬는 시간 선수들을 위해 시원한 생수도 건넨다. 

보치아 경기장 통역사 박해민씨는 장애 정도가 심한 보치아 선수들을 부축하며, 볼을 줍고 있지만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이들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단원들. KOICA는 외교통상부 산하 기관으로 개발도상국에 대한 무상 원조 사업을 벌이고 있는 조직이다. 

이들 KOICA 단원들은 캄보디아 지역별도 1~2명씩 파견,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한국어·미술교육, 농수산업, 보건, 위생, 농촌개발 등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 단원들은 2년간 봉사활동을 벌인 뒤 본인의 의지에 따라 1년을 연장, 총 3년간 단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엄격한 능력 검증을 거치기 때문에 소위 엘리트 집단이라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다. 

장시간 해외에서 홀로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남성이 주를 이룰 것이란 예측과 달리, 여성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 여장부들의 기세가 KOICA를 점령하고 있는 것.

이번 통역 봉사에 나선 KOICA단원은 강선경(시엠립, 한국어교육), 김미영(시엠립, 관광), 김수연(깜풍츠낭, 간호), 김지혜(프레이벵, 유아교육), 김진희(시하누크빌, 미술교육), 김효정(따께요, 청소년개발), 박송희(깜폿, 유아교육), 박해민(반띠민쩨이, 간호), 변정희(깜폿, 미술교육), 심진영(끄라쩨, 컴퓨터교육), 윤아름(바탐방, 한국어교육), 이주련(프레이비엥, 태권도), 장영은(바탐방, 한국어교육), 차미솔(뽀삿, 한국어교육) 등 총 14명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어린이집에서 4년 여간 근무하다 KOICA에 지원한 김지혜씨는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이 길을 택했다고 한다.

간호학을 전공한 김수연씨는 국내에서 5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반복되는 일상의 전환점을 만들고자 선배의 권유로 KOICA의 문을 두드렸고, 한국어를 전공한 장영은씨는 대학에서 국제개발협력 수업에서 KOICA를 접한 뒤 봉사를 결심했다고 한다.

장영은 단원은 "선수들이 신체적 어려움으로 자신감이 없고, 매사에 어두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단원들보다 밝은 표정이었다"면서 "신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다시한번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지혜 단원은 "통역봉사를 통해 평소 사용하지 않았던 단어들을 공부하며, 동시 통역을 했다"면서 "서툴지만 한국 지도자와 캄보디아 선수단이 소통하며 훈련할 수 있게 해줘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그녀는 "저의 임지로 돌아가 열심히 일 할 수 있는 힘을 충전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