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트럼프 케어' 좌초로 국내 제약업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헬스케어지수가 부진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응해 국내 제약·바이오주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케어는 오바마 케어의 핵심인 건강보험의무가입조항을 삭제하고 저소득층 의료보험인 빈곤층의 적용폭을 줄여 필요한 사람만 건강보험에 가입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가구와 중소기업의 보험비 절감을 유도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트럼프는 그동안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 개혁 법안 '오마마 케어' 폐기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의약품 가격을 자유시장 경쟁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복제약) 및 혈액제제 사업을 진행 중인 국내 제약사에 기회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케어는 저가 의약품 수입 확대로 시장을 안정화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국내 제약사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케어가 하원 표결 무산으로 좌초되자 제약업종에 먹구름이 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
이에 대해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정책 불확실성으로 미국 헬스케어지수는 방향성을 뚜렷하게 잡지 못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미국 헬스케어 주가가 국내 제약업종의 실적에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지만,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감안하면 국내 제약업종지수도 박스권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케어 입법 시도가 불발에 그치면서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입법 과제인 세제 개혁으로 서둘러 눈길을 돌리는 점도 걱정을 부른다.
저가의약품 수입을 확대해 약가 인하를 이끌려던 트럼프 정부의 구상은 당분간 이슈가 되기 힘들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리는 까닭이다. 헬스케어 정책의 대안이 빠르게 결정되기 어려워 보이는 것은 물론, 당근책으로 제시했던 신약 허가기간 단축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졌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트 케어의 미 하원 표결이 공화당의 일부 반발까지 겹쳐 철회됐다"며 "표결 실패에 따라 트럼프 정부는 당분간 세제 개편 등 다른 정책에 집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케어의 불발로 저렴한 가격이 장점인 국내의 일부 제약기업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풀이도 나온다.
특히 셀트리온(068270)이 조명받고 있다. 오리지널 약 대비 15%의 가격할인으로 미국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시장을 독점하는 상황이 더 길어지면서 트럼프 케어의 좌초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엄여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케어의 약가 인하 방안에 바이오시밀러 장려책이 포함되며 관련업체의 진입 장벽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를 높여왔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트럼프 케어가 무산돼 이미 인플렉트라(램시마)를 미국에 출시한 셀트리온은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인 다른 바이오시밀러업체들보다 반사이익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여기 더해 "미국 시장에서 인플렉트라 판매 실적이 저조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수준"이라며 "램시마의 유럽 진출 사례와 비교할 때 론칭 이후 몇 개월은 시장 성패 판단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