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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업무능력저하 시달리는 당신, 혹시 성인 ADHD?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ADHD의 날 맞아 '제2회 ADHD 캠페인 기자간담회' 열어

백유진 기자 기자  2017.03.28 17:5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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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ADHD(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비해 성인 ADHD 인지도는 현저히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

28일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4월5일 'ADHD의 날'을 기념,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2회 ADHD 캠페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인 ADHD 질환 인지도 조사 결과와 공존질환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서 정유숙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은 "ADHD는 보통 소아청소년기 질환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실제로는 발병 이후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까지도 증상과 기능장애가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성인 ADHD의 경우 여러 사회부적응을 겪을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치료는 등한시 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성인ADHD 질환과 동반질환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를 제시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ADHD로 진단받은 아동의 70%는 청소년기까지, 이 중 50~65% 이상은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과 기능장애가 지속된다.

현재 성인 ADHD 유병률은 4.4%로 추정되며, 잠재적인 성인 국내 환자 수는 82만명 정도에 달한다. 그러나 이 중 ADHD로 치료를 받는 이들은 0.76%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이소희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홍보이사는 "ADHD의 핵심증상으로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 3가지가 꼽히는데, 연령에 따라 과잉행동 증상은 감소하는데 비해 충동성과 주의력 결핍 증상은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짚었다.

아동기 ADHD의 경우 산만하고 말실수가 잦은 등 과잉행동이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나이가 들수록 정리정돈을 못하거나 충동적인 결정을 내리는 등 부주의로 인한 여러 양상을 보이게 된다는 것.

실제 정신과 전문의 설문조사 결과, 성인 ADHD 환자의 대부분이 △업무 효율성 저하 △빈번한 건망증 △심한 감정기복 △우울한 기분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이사는 "진단시기를 놓친 성인 ADHD 환자들은 이러한 증상을 질환이라기보다 개인의 성격적 특징으로 인식한다"고 전제했다.

여기 더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일반인에 비해 학교 중퇴, 비만, 교통사고 등의 위험이 높아져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손실까지 야기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성인 ADHD 환자의 85% 이상이 공존질환을 경험해 ADHD와 공존질환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ADHD 환자의 흔한 공존 질환으로는 △불안장애 47.1% △기분장애 37.3% △충동조절장애 19.6% △물질사용장애 15.2% 등이 있다.

또 성인 ADHD의 경우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요법을 병행해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성인 ADHD를 진단받은 환자 중 즉시 치료를 받는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최상철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홍보위원은 "성인 ADHD 환자의 절반 이상이 성인이 돼 처음 증상을 인지했으며, 그중 85%가 치료를 받기까지 1년 이상 소요됐다"며 "10년 이상 걸린 경우도 31%에 달했다"고 짚었다.

이어 "성인 ADHD로 진단받을 경우 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사람의 비중은 55%에 달했고, 한창 사회생활을 하는 20~30대가 40~60대보다 치료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심리상담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치료를 거부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

마지막으로 정 이사장은 "ADHD는 분명한 뇌의 발달 질환임에도 성인 ADHD에 대한 인식 부족 탓에 소아청소년기에 진단을 받지 않은 성인 ADHD 환자들은 성인 때까지 불공정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자신을 탓하고 실망하며 사는 ADHD 환자들이 성격이 아니라 질환이 원인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길 바란다"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