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트러블 보드] 고용주도 아닌데 일부 급여 부담?

특별한 사정 있어야…유통기한 경과 제품 반품은 의무 아닌 호의

하영인 기자 기자  2017.03.28 16:24:48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비알콜음료 제조업계 내 상위사업자인 B씨의 음료제품을 공급받아 판매 중인 A씨. A씨는 B씨가 자신에게 판매사원 급여를 일부 부담시키고 반품 비율을 임의로 정했다면서 부당하다 주장했다. 이런 행위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를 위반한 혐의가 성립된다. 해당 사례를 통해 이 분쟁에서 중점은 무엇인지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의 판결을 짚는다.

A씨(신청인): 음료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개인사업자
B씨(피신청인): 비알콜음료 제조업을 영위하는 법인사업자 

A씨는 B씨와 대리점 계약을 1년 단위로 체결해왔는데요. B씨는 A씨가 판매하는 C백화점 9개 매장에서 판매직원을 고용했으나 당시 판매직원 급여 일부를 A씨에게 떠넘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리점 계약 관계 종료 당시 A씨가 B씨에게 미지급한 물품대금은 약 9900만원 상당으로, B씨는 A씨 소유 부동산에 대해 경매를 신청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인데요. 

9년여 동안 판매직원 급여를 일부 지급했다는 게 A씨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객관적 입증이 부족한 실정인데요. 양 당사자가 서면 자료로 현출된 3년여간 급여 분담내역을 보면 A씨는 4517만원, B씨는 3억1110만원을 부담한 것으로 파악될 뿐이네요. 

A씨는 "물품을 판매 중인 C백화점 총 9개 매장에서 B씨가 고용한 판매직원 급여 일부를 지급하도록 강요받았다"고 토로합니다.

그는 "B씨는 반품을 100% 해줘야 하나 물품 반품량이 많다며 강제로 6대 4, 5대 5 비율로 반품 비율을 정했다"고도 호소했는데요. 이에 대해 B씨도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B씨는 "C백화점이 판매직원을 채용하라고 요구했다"며 "이 판매직원이 A씨 소유 제품도 판매할 것이기 때문에 협의 하에 고용은 내가 하되 급여는 분담하기로 했다"고 반박했는데요. 판매직원이 A씨 제품과 B씨 제품을 약 5대 5 비율로 판매했기 때문에 부당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한 B씨는 "대리점계약서상 제품 유통기간이 지난 A씨 반품요청을 수용할 법적의무가 없다"며 "대리점과 상호 유대관계 유지를 위해 호의를 베풀어 A씨의 반품요청을 수용했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이에 대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은 먼저 이번 사례가 불이익제공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A씨는 B씨가 공급하는 제품을 판매하는 대리점·사업자로 B씨 물품 공급을 전제로 사업 영위가 가능한 의존관계에 있으므로 B씨의 거래상 지위가 인정되는데요. 

판매직원의 급여는 근로계약체결 당사자인 B씨가 지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B씨가 A씨와 직원 급여를 분담하려면 이를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조사 결과 판매직원은 A씨의 지시·감독을 받은 적도 없고 실질적인 사용종속관계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됐는데요. A씨가 임금을 지급해야 할 사업주라고 볼 만큼의 사정은 못된다는 것입니다. 

B씨는 판매직원이 A씨 제품도 판매하기 때문에 급여를 일부 분담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데요. 일견 일리가 있는 듯하지만 결과적으로 A씨에게 이익이 됐다고 해서 근로계약체결 당사자가 아닌 A씨가 급여를 분담해야 할 의무는 없다는 쪽에 무게추가 기웁니다.

더군다나 B씨와 A씨의 합의했다는 입증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점 등을 봤을 때 B씨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급여 부담을 강요했다고 볼 여지가 큰 데요.

다만 B씨가 A씨의 일부 재고를 반품받아준 것은 문제될 소지가 없습니다. 대리점 계약에 따라 제품 소유권이 대리점으로 이전되고 A씨는 제품의 하자가 있을 때만 반품을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유통기한이 경과한 제품은 B씨가 임의로 매출액 대비 일정 부분을 지원할 수 있게 돼 있으므로 반품의무는 없다고 봐야겠죠. 그의 말마따나 호의로 일정 부분 반품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부당한 불이익을 제공했다고 보기는 어렵겠습니다.

결론적으로 B씨가 A씨에게 판매직원 급여를 분담, 이로 인해 입은 A씨의 손해만이 인정됐는데요.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측은 "B씨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불이익제공행위로 A씨가 입은 손해액은 입증 가능한 범위 내인 4517만원"이라며 "B씨는 A씨에게 4517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