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인 기자 기자 2017.03.27 16:39:32
[프라임경제] 다음 달 1일 6개사 체제로 분할을 앞둔 현대중공업(009540) 노사는 각자 공식 분할 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양측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노조는 사측과의 갈등에 더해 노·노갈등까지 더해지면서 해결은 더욱 어려운 모양새다.
27일 현대중공업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경쟁사들보다 형편이 낫지만 지난해 4도크를 중단한 데 이어 얼마 전 5도크도 비웠다. 군산조선소 역시 상반기 내로 수주 물량이 비게 된다.
자구안을 통해 지난해까지 3500여 명의 인력을 감축했으나 올해 발주 상황 역시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면서 추가적인 구조조정 안건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6사 분할이라는 초유의 계획을 세웠다. 기존 법인에는 조선·해양·엔진 부문만 남기고, 이외 사업 부문에 따라 각사 체제로 분할한다. 이를 통해 그동안 조선 사업에 가려져 있던 신사업들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또 기존 사업들의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런 회사의 계획에 현대중공업 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해당 분사를 저지하기 위해 전면파업을 포함해 총력을 다했으나 결국 막지 못했다.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을 시작한 이후 80여차례가 넘는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노사가 갈등하고 있는 안건은 △상여금 800% 월할지급 △기본급 20% 삭감·1년 고용보장 △신규 분할 4개사 노조 단일화 등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4일 소식지를 통해 "분할 회사에 대해서는 법적 지급의무가 사라진다"며 노조에 합의를 지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실질적으로 분사 이후 근로자에 대한 지급 주체는 당연히 해당 사업주이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은 의무가 없다는 것.
임단협이 타결됐을 시 현대중공업 소속이 아니라면 적용을 받을 수 없다. 즉 다음 달 이후 임단협이 타결된다면 분할사 소속 임직원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이달 내로 교섭을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게 사측 입장이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2일 임시대의원회의를 통해 △현대중공업 존속법인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장비 △현대로보틱스 등 다음 달 1일 분할하게 될 법인들의 노조가 단일 노조로 사측 대표단과 교섭할 수 있게 하는 노조규약개정 안건을 처리하려고 했으나 대의원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비록 4개 사업장으로 분할되더라도 결국 금속노조 산하에 포함되는 상황에서 굳이 현대중공업으로 다시 묶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장기화되고 있는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 집행부가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지난달 사측의 분사를 저지하기 위한 전면파업에서도 조합원들의 참여가 저조하면서 투쟁 동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밝힌 일정에 따르면 27일은 실무교섭이, 28일에는 본교섭이 예정돼 있다. 이 본교섭이 사실상 분사 전 임단협의 행방을 결정할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합의 찬반투표 등 향후 일정을 생각하면 분사 전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합은 분할 후에는 금속노조 산하에서 단일 노조를 구성할 생각이지만 사측은 이에 대해 격렬히 반대하고 있어 합의를 이루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른 조선소들과 달리 지난해 흑자를 낸 것이 오히려 노조가 기본급 인상을 주장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