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수익 없으면 수수료도 없다" 착한 금융상품 전성시대

당국, 금융관행 개혁 '펀드 보수체계 개선' 일환…은행권 전방위 확산 전망

이윤형 기자 기자  2017.03.27 15:21:42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 직장인 A씨는 지난해 B은행이 운용하는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 400만원가량을 투자했다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수익률 탓에 100만원가량의 원금손실을 경험했다. 회복을 기다렸지만 매정한 수익률은 연일 하락을 지속했다. 결국 손해를 감수하고 손절매를 결정한 A씨는 원금손실의 쓴맛을 본 상황에도 평정심을 유지했지만, 연 2%가 넘는 은행 수수료를 확인한 순간, 화가 난 나머지 키보드를 연신 주먹으로 내리쳤다. 

금융투자 상품에 손을 대 봤다면 한번 쯤 경험해봤을 법한 일이지만, 앞으로 이 같은 빈정상하는 경험은 수그러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은행들이 금융상품 수익률이 목표치에 다다르지 않으면 수수료를 깎아주거나 아예 받지 않는 이른바 '착한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등 일부 시중은행들이 금융 투자상품에 대해 고객이 얻는 이익에 따라 판매·운용 수수료를 차등적용하는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는 등 '고객 수익률 관리 책임제'를 도입하고 있다. 

실제 KB국민은행은 지난 24일부터 '고객수익 연동 보수인하'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그동안 펀드상품의 보수는 수익률과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적용됐지만, 이 펀드는 수익률에 따라 판매 보수 및 운용 보수가 다르게 적용된다.

보수 인하 펀드는 중국 본토(상해·심천) 상장주식 중 저평가 우량 가치주에 선별 투자하는 'KB 든든한 중국본토 가치주 목표전환 제2호(주식)'와 주가지수 등락에 따라 분할매수 후 일정 수익률(5%)에 도달하면 주식비중을 낮춰 수익을 보존하는 '키움 든든한 스마트인베스터 분할매수 목표전환형 제2호(주식혼합-재간접형)'다.

이들 상품은 투자개시 후 6개월 이내 목표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판매보수를 50% 인하한다. 1년까지 달성하지 못할 경우 판매보수를 50% 더 인하하고 운용보수도 절반만 받는다. 

또한 이 상품은 사전에 정한 목표수익률에 도달할 경우 채권형으로 전환해 수익 확보 후 청산하기 때문에 고객이 직접 매도타이밍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지금까지 자산운용사들이 특정 상품에 대해 일괄적으로 운용보수를 낮추거나 증권사들이 판매보수를 인하하는 이벤트를 펼친 적은 있었지만, 성과와 보수가 직접 연동되는 상품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은행도 수익이 생겨야 수수료를 받는 상품을 내놨다. 수익이 발생되지 않으면 판매 및 운용보수를 모두 받지 않는 '동고동락(同苦同樂) 신탁'이다. 

이 상품은 기존 신탁 수수료를 낮춰 고객의 목표수익률을 조기 달성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성과 보수 형태로 은행에 수수료를 일부 지급하는 방식이다. 

만약 시장 상황이 급격하게 변해 신탁 만기인 2년 이내 목표수익률에 도달하지 못하면 은행은 아예 성과 보수를 포기한다. 

이 밖에 신한은행은 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으로 고객의 손실이 커지는 것을 막는 상품도 내놨다. 은행권 최초로 손실 구간을 제한하는 '손실제한 ETN(상장지수증권)'을 출시한 것이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지수에 투자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주가가 급락할 경우 상품의 손실을 2% 이내로 제한해 고객의 과도한 원금손실 피해를 막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출시하고 있는 '착한상품'들은 소비자들로선 안정적으로 자산형성을 할 수 있고, 은행들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감을 쌓고 상품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윈윈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들의 이 같은 행보는 금융감독원의 3차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 과제 중 하나인 펀드 보수체계 개선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앞으로 고객의 투자 수익률을 안전하게 보장하는 '보수 인하 상품' 출시가 은행권 전반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