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해가 바뀌고 새봄, 어김없이 신학기가 찾아왔습니다. 학년도 바뀌고 사람에 따라서는 상급학교로 진학을 하기도 하며 당연히 반, 서클 등에 새로 들어가면서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되는데요.
학교폭력은 이런 새 관계맺기 철의 어두운 그림자 중 하나죠.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바로 이 시즌을 맞아 시기적절한 법안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서 의원은 학교폭력 피해 학생이 상급학교에 진학할 때, 다른 학교에 배정되도록 하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20일 발의했습니다.
비단 이 법안이 아니더라도, 요새 학교폭력은 그 정도가 심해지고 교묘해진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외형상으로 그 건수가 줄고 있는지도 회의적인데요.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학교폭력 현황과 실태조사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피해학생 수도 증가세였다고 합니다.
학교폭력 탓에 피해를 입은 초·중·고생은 2013년 2만5629명에서 2014년 2만5944명으로 줄어드는가 싶었으나, 2015년에는 다시 2만5661명까지 늘었다죠.
이런 가운데 최근 개봉을 준비 중인 영화 '지렁이'가 따돌림부터 성적 착취까지 번지는 학교폭력을 다루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읍니다. 초장에 마음에 상처가 나는 행동을 하는 가해자는 나중에 더 큰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이것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이달 21일 명지대 연구팀이 내놓은 연구를 봐도 그런데요. 일명 '트라우마'라고 하죠. 피해가 바로 어떤 작용을 하지 않더라도 나중에 지연돼 그 결과를 내놓는 등 두고두고 상처가 남은 경우가 적지 않다네요.
학교폭력의 부정적인 지연효과(트라우마가 고조되는 시기)가 가장 나쁘게 나타나는 시기는 중3 때 피해를 입는 경우라고 명지대 팀은 얘기합니다. 중2의 학교폭력 피해 경험은 다음 학년(중3)의 학교적응에 유의미(-0.045)한 부정적 영향을 끼쳤습니다. '중3→고1' 지연효과는 -0.026, '고1→고2'은 0.003으로 낮아서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학교폭력 관련 연구가 아직 일본의 경우처럼 집적된 게 아니라 그 트라우마가 언제 어떻게 터져나올지 쉽게 얘기할 게 아니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사람의 마음이나 생명을 표현할 때, 심장을 단순화해 그린 하트 모양으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돌로 된 하트가 윤곽이 동글동글 닳을 때까지도 겉에 한 번 팬 흠집이 사라지지 않는 걸 보면, 학교폭력은 어린 한철의 치기어린 장난으로 볼 게 아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