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통해 작지만 알찬 회사로 반드시 재탄생하겠다."
정부로부터 2조9000억원에 달하는 신규자금을 포함해 6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받게 된 대우조선해양(042660)은 24일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정성립 사장은 "지난번 4조2000억원의 유동성 지원 이후 한 푼도 더 받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돼 송구스럽다"며 "과거 낙관적 추정에 기반해 무리하게 외형 확장에 집중하는 방만 경영으로 위기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양 프로젝트에 대해 오는 5월까지 주요 프로젝트를 모두 인도하는 등 부실 부문에 대해 충실히 정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총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자구계획을 이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매출은 줄어들어도 높은 경쟁력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작지만 단단한 회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대우조선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기술경쟁력에 있어서만큼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다"라며 "평균 5.8%의 영업이익률을 내는 LNG선박 위주의 매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어 충분히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정 사장은 "이번 채권단의 지원안은 대우조선의 회생에 대한 시작일 뿐, 앞으로는 우리가 사채권자 여러분들을 설득해 나아가야 할 차례"라며 "대우조선은 반드시 다시 살아나서 알찬 회사로 재탄생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하는 대우조선 경영진과의 일문일답.
▲신규 투입 자금이 2조9000억원에 달하는데 구체적인 활용 계획은?
-정성립 사장: 삼정회계법인을 통해 향후 재정상황에 대해 예측한 바 있다. 실질적으로 다음달에 44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 만기보다 더 어려운 것은 선박 건조 자금이다.
지금 당장 건조하고 있는 선박들은 대부분 헤비테일 계약을 통해 이뤄진 만큼 당장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 없어 이 부분에서 미스매치가 이뤄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오는 9월경에 약 3조원 가량의 관련 부족자금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해 그에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의 내부 상황뿐 아니라 전 세계 조선시황 및 국제유가 등 외부 상황도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인데 이에 대한 대응계획은?
-정성립 사장: 조선소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 선박 건조에 대한 원자재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 오히려 반대로 선가는 하락하고 있다. 강재를 예로 들면 지난해에 비해 올해 톤당 100달러 정도 인상된 상황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설계 부문에서부터 인건비에 이르기까지 '뼈를 깎는' 생산성 향상만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추가지원에 따른 대우조선의 추가 자구계획은 있는가?
-정성립 사장: 대우조선은 처음 4조2000억원을 지원받은 지난 2015년 이후 3차에 걸쳐 총 5조3000억원의 생존전략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사실 이제 더 이상 매각을 한다든지 할 만한 물적 자구안은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다. 남은 것은 인력감축 등 인적 자구안인데 노조와의 대화가 필요하다.
▲최근 수주 사례를 보면 전부 경합 없이 단골 선주들과의 계약인데 경쟁입찰에 대한 열위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정성립 사장: 추가지원을 통해 부채비율이 300% 아래로 내려가면 충분히 경쟁적으로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는 위험부담이 높은 EPC 수주를 지양해 회사가 진입할 수 있는 시장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LNG선 등 상선 분야에서는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은 채권단의 관리 하에 있는 만큼 가격 경쟁에서 유연하게 대처하기 힘들다. 항상 경쟁입찰 상황에서 가격을 높게 불러 실패했는데 왜 항상 저가 출혈경쟁의 주범으로 불리는지 억울한 면이 있다.
▲소난골 드릴십 인도와 관련해 현재 어떤 상황인가?
-정성립 사장: 완전히 공개할 수는 없지만 진행 중에 있다. 사실 최근까지도 선박 관리(O&M)에 대해서조차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현재는 2개 회사와 협상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동시에 드릴십을 오일메이저에 용선하는 과정 역시 5개 회사와 함께 MOU 협상중이다.
상황을 계산해봤을 때 오는 7월경에는 가시권에 들어올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인도 대금에 대한 파이낸싱에 대해서는 아직 양사의 입장차가 여전한데, 다른 계약들이 해결된다면 파이낸싱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에서 추가지원을 받기 위해 채권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인데 어떻게 진행되는가?
-김열중 부사장: 현재 사채권자 중 70% 가량이 기관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나머지 개인투자자의 경우 아직 정확한 숫자 파악은 되지 않고 있다. 콜센터 등을 통해 정보를 얻어 개인적으로 만나 설득할 생각이다.
-정성립 사장: 국민연금 등 반발이 있는데, 사실 채권에 투자했는데 주식으로 전환한다고 하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정공법으로 설득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의 상황과 미래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할 것이다.
▲자회사 매각 상황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있다.
-정성립 사장: 대우조선의 14개 자회사 중 6개는 청산하고 8개는 매각을 계획했다. 청산에 대해서는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한 곳은 이미 완전히 끝났고, 다른 곳 역시 법적 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매각에 대해서는 디섹은 완전 매각이 완료됐으며 웰리브 및 대우조선해양건설의 경우 우선협상자와 최종 협상을 진행 중이다. 루마니아에 위치한 망갈리아 조선소는 유럽계 다국적조선소와 지난 1년간 장기적인 대화를 통해 다음달에는 아마 MOU가 교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회사 매각은 자구계획 대비해서도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안건이다.
▲오늘(24일) 오전에 노조가 성명서를 내고 노·사·정·채권단 4자 협의체를 제안했는데 이에 대해 대우조선의 대답은?
-조욱성 부사장: 직접 옥포로 내려가 노조와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노조도 협조를 전제로 하며 총론적으로 이해를 하고 있는 만큼 대화를 통해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번 신규 지원은 대우조선을 정리하기 위한 지원인가.
-정성립 사장: 세계 조선 시황을 봤을 때 우리나라도 궁극적으로는 빅3 체제보다는 빅2 체제로 가는 것이 국가 산업경쟁력 차원에서 더 적합하다는 데 동의한다. 그 과정에서 '하드랜딩'으로 갈 것인지 '소프트랜딩'으로 갈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판단이라고 본다. 향후 회사를 매각해야 한다는 계획을 염두에 두고 경영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