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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모델 없는 현대차 제네시스, 한발 늦은 타이밍

G80 안착 속 경쟁 수입 브랜드 SUV 모델 연이어 선봬

노병우 기자 기자  2017.03.24 10: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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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005380)가 전 세계 고급차시장을 겨냥한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Genesis)'를 선보인 지 1년여가 지난 가운데 국내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주력 모델인 G80를 필두로 EQ900까지 판매량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무엇보다 지난해 6월 첫선을 보인 G80는 8개월 만에 누적판매 3만대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주도 아래 야심차게 준비한 제네시스가 1년여 만에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현재 제네시스 라인업은 초대형 럭셔리 세단 EQ900와 대형 럭셔리 세단 G80 총 2개 모델로 구성돼 있으며, 올 하반기 중형 럭셔리 세단인 G70가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또 현대차는 오는 2020년까지 대형 럭셔리 SUV, 고급 스포츠형 쿠페, 중형 럭셔리 SUV 등을 추가해 라인업을 총 6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는 G80 연식변경 모델과 G70 출시를 통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제네시스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흘러나오고 있다. 다수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최근 자사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집약된 SUV를 선보이며 소비자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제네시스 SUV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더욱이 현대차 계획대로 2020년까지 대형 럭셔리 SUV와 중형 럭셔리 SUV를 선보인다 하더라도 너무 늦은 시장대응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베라크루즈를 단종시키지고 않았다면 기존 제네시스DH와 에쿠스처럼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에 맞춰 제네시스 라인업에 추가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SUV 공을 들이는 이유는 세단의 안락함과 SUV의 적재공간을 함께 갖춘 모델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자 SUV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라며 "SUV가 세단보다 수익성이 높고, 세단에서 SUV까지 라인업을 확대하게 되면 브랜드 이미지도 상승시킬 수 있기에 플래그십 SUV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플래그십, 프리미엄 SUV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제네시스의 경우 세단 위주의 라인업이다 보니 고급화 전략에서 다소 입지가 불안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과거 세단과 어울리던 '플래그십 모델'이라는 수식어가 SUV시장에 등장했다.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프리미엄 SUV에 대한 고객수요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시장에서는 볼보가 7인승 럭셔리 SUV 'XC90'를, 재규어는 브랜드 최초의 퍼포먼스 SUV 'F-PACE'를 선보였다. 또 인피니티는 'QX80', 마세라티는 100년이 넘는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SUV '르반떼'를 내놨다. 

아울러 메르세데스-벤츠도 '더 뉴 GLS'와 '더 뉴 GLE 쿠페' 출시를 통해 총 6종의 SUV 라인업을 구축하는 등 막강한 SUV 풀 라인업을 완성했다.

즉, 상황이 이렇다 보니 SUV 모델이 없는 제네시스가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는 만큼 경쟁력 확보와 브랜드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SUV 모델 출시를 통한 다양한 라인업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SUV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이런 흐름은 더욱 가속화되는 분위기"라며 "이 때문에 글로벌 고급차시장에서 보다 당당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제네시스의 SUV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올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사실상 첫 독자모델인 G70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현재는 G70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