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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보육 인원 천차만별…증권사 직원들 '육아 부담 여전'

30개 증권사 금투협에 위탁보육…경쟁 치열해 '하늘의 별 따기'

이지숙·추민선 기자 기자  2017.03.23 16: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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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직장어린이집 이행율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증권사는 직원들의 복지를 외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금융투자협회 '푸르니어린이집'과 협약을 맺었지만 경쟁이 치열해 추첨을 통과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해야 하는 곳은 상시 여성근로자가 300명 이상이거나 상시 근로자가 500명 이상인 사업장이다.

보건복지부는 사업주가 단독·공동으로 직장어린이집을 설치·운영하거나 어린이집 운영에 필요한 비용의 50% 이상을 부담하는 기업 또는 지역 어린이집과 위탁계약을 체결해 근로자 자녀의 30% 이상에 대해 보육에 필요한 비용의 50% 이상 지원할 경우 설치 이행기업으로 판단한다.

◆대부분 금투협·거래소 푸르니어린이집에 위탁보육

국내 18개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직장어린이집 설치 유무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나 한국거래소에서 운영 중인 푸르니어린이집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현재 30개의 회원사가 금투협 어린이집을 이용 중이다. 거래소의 경우 7개 증권사와 3개 증권유관기관이 어린이집을 공동 운영한다. 금투협은 6개 학급, 정원 102명이며 거래소는 11개 학급, 정원 192명으로 구성됐다. 

미래에셋대우(006800)의 경우 현재 거래소 어린이집 31명, 금투협에 13명의 직원이 아이를 맡기고 있다. NH투자증권(005940)은 20여명의 직원이 금투협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는데 최근 어린이집 부지를 물색하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자체 어린이집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투자증권은 금투협 어린이집 10명, 거래소 푸르니어린이집에 8명의 직원이 아이를 등원시키고 있다. 키움증권(039490)은 금투협 어린이집을 10명의 직원이 이용한다.

KB증권은 8명의 직원이 금투협 어린이집에 자녀를 위탁하고 있다. 옛 KB투자증권은 2011년부터 금투협 어린이집 공동설치 및 운영에 참여해왔다. 이런 가운데 KB투자증권과 합병한 현대증권은 지난해 직장어린이집 미이행사업장으로 꼽힌 바 있다.

이에 대해 KB증권 관계자는 "현대증권은 설치장소 확보 어려움 등 물리적인 요인으로 직장어린이집 설치가 어려웠으나 작년 합병을 앞두고 통합 법인의 직장어린이집 설치를 위한 내부적인 준비를 통해 작년 11월 금투협 어린이집과 협약 체결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합병작업을 마친 KB증권은 올해 1월2월 금투협 푸르니어린이집과 협약을 다시 체결했다.

이 밖에도 삼성증권(016360)은 그룹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을 직원들이 사용하며 하나금융투자는 서초·분당·수지·일산 푸르니어린이집과 협약을 맺어 23명의 직원들이 이용 중이다.

◆중소형 증권사 직원들 "아이 맡길 곳 없어요"

중소형 증권사는 상시 근로자가 500명 미만일 경우 직장어린이집 의무사업장은 아니지만 보통 1~3명의 직원들이 금투협과 거래소의 직장어린이집을 이용 중이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금투협이나 거래소 모두 추첨을 통해 원아를 모집하는 방식이라 당첨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며 "특히 대형사 배정비율이 높아 중소형 증권사 직원은 더욱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실제 HMC투자증권(001500)은 거래소 어린이집 2명, 하이투자증권은 금투협 2명, 교보증권(030610)도 금투협 어린이집을 1명의 직원만이 이용하고 있다.

금투협 푸르니어린이집은 홈페이지에서 '어린이집에 입학하려면 회원사 직원의 자녀여야 하며 각 회사마다 입소순위나 선발방식 등에 차이가 있다'고 안내한다.

금투협 관계자는 "참여 회원사가 30개로 많고 각 업체별로 신청인원, 비율이 다른 만큼 회원사에 따라 추첨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응대했다.

◆올해부터 이행 강제금 부과, 작년 미이행기업 올해는…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2차 이행명령 이후에도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업장에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이행강제금은 1년에 2회, 매회 1억원 범위에서 부과·징수된다.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2016년 4월 말 기준 △옛 현대증권 △유안타증권(003470) △신한금융투자 △옛 미래에셋증권은 '미이행 기업'이었으며 옛 KB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은 조사불응기업이다.

다만 현대증권의 경우 KB증권으로 통합돼 미이행 사업장에서 벗어났으며 미래에셋증권도 미래에셋대우와 합치며 금투협과 거래소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2015년 금투협 어린이집 공동설치에 따른 위탁운영에 참여해 작년부터 보육인원이 생겼다.

이와 관련해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현재 5명이 금투협 어린이집을 이용 중"이라며 "2015년 조사 당시 금투협 어린이집 추첨에 당첨된 인원이 없어 미이행 기업으로 조사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IBK투자증권은 작년 3분기 기준 본사 직원 303명, 여직원 147명이라 의무 사업장이 아니라고 제언했다.

관련된 물음에 IBK투자증권 측은 "담당기관에 연락해 의무 대상이 아닌 점을 다시 소명하고 4월 이전에라도 내용 수정이 가능한지 알아보려 한다"고 답변했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금투협 어린이집을 활용하고 있지만 지난해 직장어린이집 미이행 사업장이었다. 이 증권사의 상시 근로자수는 651명으로 직장어린이집 의무사업장에 해당한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미이행 분류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사업자 자체 어린이집 설치 운영은 전국적 지점망을 갖춘 금융사 특성상 형평성 문제 등으로 장소 확보 및 위치 선정 등에 있어 현실적 제약이 따른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작년 직장어린이집 미이행 사업장을 조사 중인 보건복지부는 내달께 이행강제금 부과 기업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1억원에 이르는 이행 강제금은 보육 수요를 기준 삼아 사업장별로 차등 부과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