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7세대 쏘나타(LF)의 부분변경 모델인 '쏘나타 뉴 라이즈(New Rise)'는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현대자동차(005380)의 욕심이 담겨있다. 국내 중형세단시장에서 쏘나타 위상이 예전 같지 않자 부활을 기원하며 '뉴 라이즈'라는 애칭까지 달아준 것이다.
그만큼 쏘나타 뉴 라이즈는 어깨에 짊어진 무게가 여러모로 무겁다. 다행히 쏘나타 뉴 라이즈는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완전변경에 버금가는 파격적 변신으로 시장의 관심을 단번에 사로잡았고, 업계에 따르면 일평균 330대 이상의 계약대수까지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쏘나타의 경쟁모델인 르노삼성자동차 SM6는 제작결함이 발견돼 시정조치(리콜)에 들어가게 된 것은 물론, 원자재 가격상승을 이유로 올해 SM6 가격을 트림에 따라 10만원에서 최대 75만원까지 올려 구설수에 시달렸다.
또 다른 경쟁모델인 한국GM 말리부 역시 주간주행등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방향지시등 점등 시 주간주행등이 소등될 가능성이 발견돼 리콜됐다.
이런 와중에 현대차가 쏘나타의 부진한 내수판매 실적회복을 위해 초강수를 던질 준비를 하고 있다. 신형 그랜저에 이어 이번 쏘나타 뉴 라이즈 역시 택시모델의 조기 투입 계획을 세운 것이다. 이 일환으로 현대차는 지난 20일 LPG 연료를 사용하는 장애인 및 렌터카용 모델 쏘나타 뉴 라이즈 LPi 모델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택시가 포함된 영업용 모델은 신차효과와 고급이미지 관리를 위해 신차출시 후 5~6개월 후 판매를 시작하지만 현대차는 쏘나타가 중형세단시장에서 판매가 크게 위축된 만큼 택시모델을 조기 투입해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싶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덧붙여 "택시시장은 연간 25만대에 달하는 규모와 더불어 사실 중형세단에서의 승부는 택시시장에서 갈린다는 말도 있다"며 "택시를 판매하면 실적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 하루에 많게는 수십 명을 태우는 택시기사들의 '입소문 효과'는 분명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즉, 택시모델 투입이 판매량 정상화를 위한 근본적인 방안은 될 수 없지만 단기간에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셈이다.
반면,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이 같은 전략이 오히려 자신들의 발목을 잡는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걱정한다. 너무 이른 택시모델의 투입은 새 이미지 부각이 시급한 상황에서 영업용 차량이라는 이미지로 굳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쏘나타와 반대로 SM6와 말리부는 출시 이후 지금까지도 택시모델 출시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두 브랜드 모두 현재 중형 세단 판매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택시시장에 진출하지 않고 자가용시장에 더욱 집중하는 중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당초 SM6의 경우 택시모델을 투입이 검토된 바는 있지만 SM5와 SM7 LPG 모델만으로도 택시시장에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어 SM6까지 택시모델을 내놓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응대했다.
한국GM 관계자 역시 "말리부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GM의 글로벌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LPG 모델 출시 계획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같은 견해를 전했다.
경쟁모델들의 이 같은 행보 때문에 업계에서는 쏘나타가 영업용 혹은 택시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각인돼 지난해 소비자들이 SM6와 말리부로 몰렸던 것이라고 짚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쏘나타 뉴 라이즈 모델의 택시모델 투입에 대해 결정된 바는 없지만 여러 시장상황을 고려한 뒤에 시행할 계획은 있다"며 "너무 이른 택시모델 투입의 경우 사실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가진 만큼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도 "택시로 너무 빨리 풀려버리면 프리미엄, 신상이라는 이미지가 약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택시모델 투입이 판매량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