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덕 기자 기자 2017.03.22 13:25:05
[프라임경제] 지난 10여년간 디스플레이 업계를 이끌어 온 국내 업체들의 명운이 향후 2년에 달렸다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전체적인 쇼티지(Shortage·물량 부족)에 가까운 시장 환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대만,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추격에 맞서 10.5세대 라인을 통한 고효율 60인치 이상 초대형 패널 생산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2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HDC) 2017' 중 박진한 IHS마킷 이사는 "패널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며 "대수 기준으론 성장이 정체할 것으로 보이지만, 면적 기준으론 큰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표적 패널 수요처인 LCD TV의 경우, 지난해 2억6500만대에서 올해 2억6700만대로 성장이 정체되겠지만, 면적 기준으로는 1억3300㎡에서 1억4200㎡로 7% 개선이 예상된다는 것.
박진한 이사는 이날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전략으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토종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OLED로의 변화를 꾀하자는 것. 즉, 대수 기준 성장이 정체되는 시점에서 '질'을 확보하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최근 LCD를 탈피하고 OLED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5세대 생산라인인 L5를 폐쇄한 데, 이어 5세대 L6 공장도 연내 문을 닫는다. 소식통에 따르면 LCD를 생산하던 L7-1 공장은 연말부터 6세대 OLED 라인이 가동된다.
박진한 이사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부터 7세대 라인 1개 8세대 라인 3개를 보유한 사실상 OLED 업체가 될 것"이라며 "매출액 측면으로도 OLED가 LCD를 능가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대부분 5세대 공장의 셧다운을 고민 중이라는 전언이다. 6세대 공장의 경우 OLED로 전환하려 시도하고, 사실상 연내 6세대 라인을 OLED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LG디스플레이도 7세대 1개 8세대 라인 3개를 보유하게 된다.
이날 기술 발전에 따른 단가 하락에 따라 60인치 이상 초대형 패널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업계는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TV를 교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1000달러(약 112만원)로 보고 있다. 55인치 TV의 경우 2014년 말 1000달러선을 무너뜨렸고, 65인치의 경우 연말께 이 선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진한 이사는 "전체 TV 시장에서 60인치 이상 제품의 매출 점유율은 지난해 18%를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6년 후엔 10.5세대 공장이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30%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TV 업체 입장에선 이 시장을 안가고선 사업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