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카드사들의 올해 경영 화두는 '디지털'.
디지털 경영을 토대로 다양한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관련 서비스를 통해 고객 편의를 강화한 신한카드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개발에 들어가 임직원을 대상으로 6개월간 시범 서비스를 거쳐 이달 인공지능 소비 관리 서비스 'FAN페이봇(판페이봇)'을 정식 개설했다.
판페이봇은 고객 카드 사용 내역을 관리하고 싶은 항목에 따라 먼저 추천해준다. 예를 들어 데이트 항목을 설정했다면, 인공지능이 '영화관' '패밀리레스토랑' '놀이공원' 등 데이트' 항목에 적합한 소비내역을 우선적으로 자동 분류한다. 기존 서비스에서는 '영화관' '패밀리레스토랑' 등 서로 다른 지출 카테고리 비용을 고객 스스로 입력해야만 분류가 가능했다.
이에 신한카드 사용자인 기자를 포함해 몇몇 소비자들과 함께 페이봇을 사용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비내역이 많은 고객일수록 사용하기 편하다고 입을 모았다.
신한카드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앞선다고 평가받는 구글 알고리즘을 활용해 판페이봇을 구축했다. 이 알고리즘은 구글 검색엔진에서 특정 단어를 검색했을 때 기존 방식으로 검색되지 않았던 웹페이지와 문서를 AI가 단어와 문장과의 관계를 찾아낸다. 이에 따라 검색 정확도가 크게 높아진 것.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의 구글 알고리즘을 활용한 판페이봇은 데이터, 즉 고객의 소비내역이 많이 축적될수록 그 능력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IT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 알고리즘은 소비자 사용 패턴에 따라 AI가 소비자 패턴을 분석하는 시간이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인지 신한카드를 주로 사용하는 고객일수록 조금 더 빠르게 소비내역이 분석됐다.
페이봇은 3개월 이상 꾸준히 체크카드 및 신한카드를 이용한 소비자만이 이용 가능하다. 고객의 소비패턴을 분석하는데 3개월 정도 걸리는 까닭이다.
신한 B.Big(삑)과 체크카드 S20을 사용하는 한 소비자는 가입하자마자 많이 사용한 가맹점 등 큰 그림의 지출 내역과 동시에 여태 쓴 지출 내역이 상세히 분류됐다. 또 당장 카드를 사용해도 바로 지출 내역에 저장됐다.
다만, S-Line(에스라인)체크만을 사용하는 기자의 경우 △3개월 평균 대비 소비 △단골 가맹점 △가장 많이 쓴 가맹점 △가장 많이 쓰는 요일 등이 표기됐으나, 최근 3개월 세부 소비 내역은 가입한 지 며칠 뒤에서야 분석됐다. 그전까지는 그날 사용한 카드 내역도 판페이봇에 저장되지 않았다.
신한 레이디 카드를 부가 카드로 사용하는 다른 소비자는 가입한지 오래됐지만, 아직도 여태 쓴 카드 내역이 없다고 표기될 뿐이었다. 이 소비자는 "분명 어제 오전 제과점에서 빵을 샀는데도 소비 내역이 없다"며 "바로 분석되는 줄 알았는데,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몰랐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스스로 학습하는 이 알고리즘은 초기에 데이터를 파면서 공부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회원마다 소비내역이 다르므로 일부 오차 범위가 벌어질 수 있다"고 응대했다.
페이봇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고객의 편리한 생활을 위해 고객 개인의 생활 반경 내 5대 업종 추천과 지역별 맛집 추천 기능도 탑재했다는 것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지역에 출장이나 여행을 떠난 경우, 시·군 단위까지 맛집을 성별·연령대별로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최대 카드사로 방대한 양의 결제 데이터를 보유한 만큼, 정확도는 매우 높았다. 일례로 페이봇이 추천한 창원 20대 지역민 맛집은 젊은 층이 자주 다니는 거리 속 맛집이 맞았다. 창원 여행객 맛집 역시 벚꽃축제로 유명한 곳 근처였다.
한편, 신한카드는 판페이봇을 필두로 서비스 전 영역에 인공지능을 도입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실시간 상담을 할 수 있는 챗봇 도입, 캘린더 기능 적용해 고객 일정과 소비 지출 행태에 맞춘 개인화 서비스 제공 등 인공지능을 활용한 분야를 점차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