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하이투자증권이 계속되는 악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지 1년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한 가운데 이로 인한 노사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인데요.
특히 수년간 계속된 리테일 부분 적자를 극복하고자 지난해 리테일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개선안을 내놨지만 이마저도 노조 반대에 막혀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이 증권사는 작년 말 리테일TF를 마무리하며 △점포운영전략 △전문영업직 활성화 △성과보상제도 △창구조직 효율성 강화 △비대면시장 진입 및 마케팅 강화 △리테일 금융상품 경쟁력 강화 △이자수익 증대 방안 등 총 7개 개선안을 결과물로 내놓았습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중 전문영업직 활성화와, 리테일 금융상품 경쟁력 강화, 이자수익 증대방안 등 세 가지는 현재 시행에 나섰습니다. 그렇지만 성과보상제도와 창구조직 효율성 강화 방안은 개선책을 마련한지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시행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데요.
비대면시장 진입은 현재 검토 중이며 점포운영전략도 장기적으로 검토 후 실행에 나설 계획이라고 합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창구조직 효율성 강화와 성과보상제도 부분은 급여와 관련된 부분이라 노조와의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 매각을 앞둔 와중에 생존력을 강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데 노조에서 반대로 일관하고 있다"며 답답한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이 증권사의 성과보상제도는 기존에 업계 대비 지나치게 낮은 인센티브 지급 기준점을 업계 평균으로 상향한다는 내용입니다. 매년 두 번에 나눠 받던 성과급도 5등급으로 나눠 차등 지급하는 것을 제시했다는데요.
회사 측은 "인센티브 기준점을 올려 생산성을 제고하고 성과급도 능력에 따라 차등배분해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자는 취지"라며 "오히려 회사에서 나가는 재원은 더 늘어난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대로 노조 측은 리테일 TF가 임금삭감과 저성과자 양성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네요.
박정현 하이투자증권 노조위원장은 "증권사 간 경쟁 산물인 온라인수수료 무료, 수년째 박스권에 갇힌 시장, 소매영업 악화 등은 증권업계 공통의 문제"라며 "그럼에도 경영진은 매각 불발과 영업악화의 책임을 고스란히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전가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경영진은 '동기부여'라 언급하지만 노조 측은 '저성과자 낙인'이라고 반박하는 것이죠.
창구조직 효율성 강화도 노사 간 의견이 엇갈립니다. 회사 측은 현재 창구책임자에 많은 인원이 집중된 만큼 일정기간 경과 후 영업직으로 전환시키고 단, 창구책임자로 근무를 계속 원할 경우엔 임금의 일정 금액을 삭감하자는 안을 노조에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노조는 "현재 회사의 창구인력이 여유로운 상황이 아닐뿐더러 본인이 이동할 의사가 없을 경우 임금삭감이라던지, 강제적으로 영업직 이동 등은 협의할 수 없다"고 반발하는데요.
특히 노조 측은 저성과자의 임금을 삭감하겠다는 현재 단체협약보다 후퇴된 회사측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여기 더해 하이투자증권에서는 최근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노조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최근 주익수 하이투자증권 사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희망퇴직 필요성을 언급했다네요.
회사 측은 현재 구조조정은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긋는데 노조는 지난 16일 오후 여의도 하이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여기 맞선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죠.
이 같은 노사 갈등 속에 새 주인 찾기도 1년째 오리무중입니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1월 '국내외 증권사를 대상으로 투자 마케팅 등 본입찰을 위한 사전준비 단계에 있다'며 '올해 안에 본입찰과 주식매매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매각 의지를 확실히 보인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계속되는 노사갈등은 매각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이네요. '리테일 적자를 개선해야 한다'는 사측과 '증권업계 전체의 문제를 직원들에게 떠넘기지 말라'고 주장하는 노조의 싸움이 길어질수록 깎아먹을 제 살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겠죠.
무엇보다 매각 시 '몸값'을 올리기 위해서는 리테일 적자 개선을 위한 노사의 빠른 합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사측도 노조와의 합의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겠죠. 노조 또한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 무엇이 실제 직원들에게 더 필요한 것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