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작년 말 증권사의 일임형 랩 어카운트 잔고가 100조원을 돌파했다. 공제회와 기금 등 기관 자금이 채권형 펀드 등으로 유입되면서 잔고가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일임 계약고 순위에서 3년 연속 상위권을 유지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의 일임형 랩 어카운트 계약 순자산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100조 8169억원으로 전월보다 3480억원 늘어났다.
랩 어카운트는 고객이 예탁한 재산에 대해 증권회사의 금융자산관리사가 고객의 투자 성향에 따라 적절한 운용 배분과 투자종목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일정률의 수수료(Wrap fee)를 받는 상품이다.
증권사별 투자일임 계약고 순위를 보면 한국투자증권이 약 34조8000억원으로 1위를 지켰다. 옛 대우증권과 옛 미래에셋증권을 합친 미래에셋대우(006800)는 약 17조1500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일임재산 규모와 수수료 수입 면에서 2년 연속 업계 최고 수준이었다. 지난 2014년 국민주택기금(현 주택도시기금) 운용기관 선정과 2015년 고용보험기금 전담 자산운용기관 지정 영향이 컸다는 진단이다.
지난 2014년 11조원에 불과하던 계약고는 2015년 32조원으로 올라서며 대우증권을 앞질렀고 일임수수료 수입 역시 작년 27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에 비해 8억원 이상 늘어났다.
투자일임시장에서 계약 규모가 가장 크게 커진 증권사는 대신증권(003540)이었다. 지난해 말 대신증권의 투자일임 계약고(순자산 총액)는 8조3453억원으로 전년 2조8139억원과 비교해 5조5322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WM부문 강화'를 본격 추진하면서 1년 새 일임계약 순자산 규모가 5조원 이상 불어나는 등 일반투자자의 투자일임 계약 규모가 크게 확대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투자일임계약 순자산 총액 기준으로 9억원에 머무르던 대신증권은 지난해 단숨에 4위까지 치고 올랐다. 같은 기간 10조3664억298만1346원의 하나금융투자 계약고와 격차도 2조원 내외로 좁혔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 관계자는 "기관투자자 및 일반법인 고객 기반 확대에 따른 채권형 잔고 증가로 전체 투자일임 잔고가 크게 늘었다"며 "향후에도 채권형 잔고는 유지 또는 소폭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외 △NH투자증권(005940) 7조6426억1622만6133원 △교보증권(030610) 5조4240억원 △신한금융투자 5조4094만7986만1189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 2015년 말 1조원대의 계약고를 기록했던 IBK투자증권의 일임계약고는 8000억원대로 미끄러졌다.
IBK투자증권의 투자일임 계약고는 지난해 12월 말 현재 8519억원. 전년보다 2100억원 줄며 계약고 순위에서도 유안타증권과 키움증권에 밀려 13위로 순위가 한 계단 떨어졌다.
이 같은 원인은 일반법인 고객이 맡긴 자금이 줄어든 탓이다. 기타로 분류되는 일반법인 일임재산은 지난해 말 현재 5097억원에 그쳐 1년 전에 비해 2564억원 감소했다.
증권사 일임형 랩 어카운트 잔고는 랩 어카운트가 전면 허용된 2003년 말 8447억원에 불과했다. 2008년부터 시작된 자문형 랩 어카운트 바람을 타고 당시 10조 원대에서 2013년 70조원대로 급성장했으며, 2014년 종합자산관리계좌(UMA) 열풍 덕에 90조원대까지 덩치를 불렸다.
고객 숫자도 150만명에 육박한다. 지난해 12월 현재 고객 숫자는 141만2779명으로 2003년 말 6340명에 비해 비교하기 힘들 만큼 폭증했다.
이런 가운데 증권사의 투자일임 증가세에 비해 전업 투자자문사의 자문, 일임 계약 잔고는 1년 사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
금융감독원(금감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3분기(10~12월) 전업 투자자문사의 총 계약고(자문·일임)는 15조5000억원으로 전기대비 4.7%(8000억원) 감소했다. 전업 투자자문사의 투자자문·일임 계약고는 2015년 6월 말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현재는 당시 대비 절반 이하 수준이다.
금감원 측은 "계약고 감소 등에 따라 영업수익이 감소했고, 고유재산운용손실 증가 등 영업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전업 투자자문사의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 전환 등에 따른 계약고 감소 및 고유재산 운용손실 발생 등에 따라 당기순손실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계약고가 계속 감소하고 적자회사는 증가함에 따라 중소 투자자문사간 경쟁이 심화돼 수익기반이 취약한 중소 투자자문사의 계약고, 수수료수익 추이 및 재무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