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그곳] 나노셀 TV로 제2의 전성기 맞은 그 곳 가보니

"무인화 공정률 80%…제품 품질 위해 먼지와의 전쟁 선포"

임재덕 기자 기자  2017.03.19 11:41:12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나노셀 디스플레이는 백라이트 위에 광학시트가 아닌 나노 물질을 적용시켜 색 표현력이 뛰어나다. 실제로 현존하는 LCD TV 고색재현 기술 중 가장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시 LG디스플레이(034220) 사업장에서 만난 LG전자(066570) 나노셀 TV 개발팀의 설명이다.

최근 5년여의 시간을 들여 개발한 나노셀 디스플레이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이 곳은 직원 1만8000명이 3조 3교대로 24시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은 연구개발(R&D) 센터를 비롯해 LCD 생산라인인 7세대 공장(P7), 8.5세대 공장(P8, P9)을 비롯해 올레드 생산라인(E3, E4)과 모듈 공장이 들어서있다. 면적은 165만5000㎡로 축구장 240개 크기에 달한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곳은 여러 생산라인 중 이방인의 발길을 제한적으로나마 허용한 P7라인이다. 이 곳에서는 1960×2250㎜ 크기의 유리기판을 사용한다. 이 한 장의 기판으로 49인치 TV 6개, 43인치 TV 8개가 만들어진다는 게 LG디스플레이 측 설명이다.

LCD 패널은 이 유리기판 2장 사이에 빛의 투과율을 조절하는 액정(Liquid Crystal)을 넣어 만들어진다. 유리기판 한 장에는 컬러 필터(Color Filter)가 나머지 한 장에는 액정을 제어하기 위한 반도체 막이 입혀져 있다.

두 장의 기판을 합치고 난 후, 앞뒤로 편광판을 붙인다. 이때 앞 편광판에 나노 크기의 물질을 덧입히면 나노셀 TV를 위한 패널이 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곳은 2층에 위치한 '클린룸'이다. 이 곳에선 기판에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노광 작업이 이뤄진다. 노광 전 알루미늄을 입히는 경쟁사와 다르게 기판에 누르스름하게 구리 배선을 입힌다.

이에 대해 구리는 전기전도성이 높고 전기저항이 거의 없어 전기신호 왜곡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패널을 만드는 과정은 미세먼지 입자 자체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생산라인에선 작업을 하는 직원들을 볼 수 없었다. 약 30분간 공정을 지켜보던 중 하얀 방진복을 차려 입은 단 한명의 직원을 봤을 뿐이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먼지가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TV 화면에 점이 생기기 때문에 웬만한 작업은 자동으로 이뤄진다"며 "무인화 공정률은 8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생산라인의 여성 직원들은 파우더 가루가 날릴 수도 있어 아예 화장도 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은 최근 5년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출시한 '나노셀 TV' 생산에 한창이다.

나노셀은 LCD 패널 위에 약 1나노미터(nm) 크기의 미세 분자구조를 덧입힌 기술로 색의 파장을 나노 단위로 더욱 정교하게 조정해 보다 많은 색을 한층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로, 지구의 크기를 1미터라고 가정할 때 축구공 하나의 크기가 1나노미터 정도다.

나노셀 TV는 기존 편광판 대신 나노셀이 적용된 편광판을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로 공정을 추가하거나 제품 설계를 변경할 필요가 없다. 이론적으로는 현재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든 디스플레이를 나노셀 디스플레이로 생산할 수 있다.

나노셀 TV는 퀀텀닷 필름을 사용하는 것과 비교해 원가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이러한 강점 때문에 중국 TV 제조업체 스카이워스, 콩카 등으로부터 나노셀 디스플레이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가 올해 출시하는 30여 모델의 슈퍼 울트라 HD TV 가운데 절반 이상이 나노셀을 적용한 제품"이라며 "올해 프리미엄 LCD TV에서는 나노셀 진영과 퀀텀닷 진영이 치열한 화질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