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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은 국내 수입차시장 '프리미엄 홍수'

공통 키워드 '럭셔리'에 이미지 퇴색 우려도

노병우 기자 기자  2017.03.17 15: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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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수년간 고속성장을 거듭해온 국내 수입자동차시장에서 고가 모델들의 성장세가 가파르게 나타나자 프리미엄(premium)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수입브랜드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편에선 '프리미엄' 혹은 '럭셔리(luxury)'의 의미가 과거에 비해 퇴색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전까지 해당 단어들의 사용은 일부 브랜드, 일부 메인모델 정도에 국한되는 등 자동차의 본질인 디자인과 성능을 포함한 전반적인 상품성에 따라 결정된 데 비해 최근에는 모든 수입브랜드들이 보급형 모델을 포함한 자사의 모든 출시 모델들의 수식어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즉, 다수의 브랜드들이 공통 키워드로 프리미엄과 럭셔리를 꺼내들다 보니 획일화 아닌 획일화가 이뤄진다는 것.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선두주자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다. 두 브랜드는 지난해 디젤게이트 사태로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에 대한 인증취소와 함께 판매가 중단되는 등 '수입브랜드 잔치가 끝났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고공행진을 했다.

이 때문에 현재 차별화된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파워를 앞세워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아울러 아우디 폭스바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일본 브랜드들도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프리미엄 이미지를 내세워 최근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영국 감성을 살린 재규어 랜드로버부터 아메리칸 럭셔리의 자존심인 캐딜락까지 다양한 브랜드들이 자사의 자존심을 걸고 자신들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문제는 모든 수입브랜드들이 프리미엄, 럭셔리를 강조하는 만큼 이 같은 마케팅이 자칫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특정 차량이 럭셔리한지 아닌지를 구분할 잣대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수입 브랜드들이 '프리미엄'이나 '럭셔리'를 강조한 마케팅을 한다고 해서 이를 무작정 비난하기는 힘들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최근에는 프리미엄과 거리가 먼 모델들에게도 프리미엄을 추구하고, 럭셔리를 외친다"며 "실제 값비싼 소재 등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입만 살아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꼬집었다. 

덧붙여 "프리미엄과 럭셔리 이미지로 홍보했으나 자칫 실제 모델과 상반될 경우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프리미엄과 럭셔리라는 단어를 남발하면 어느 순간 그 단어들이 주는 이미지가 희석되고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한 수입 브랜드 관계자는 "다수의 브랜드들이 프리미엄과 럭셔리를 추구하고, 그로 인한 경쟁이 긍정적으로 흐른다면 소비자들에게는 좋겠지만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과거보다 상당히 높아졌으며, 정보 수준도 높아 프리미엄을 흉내만 내는 모델, 혹은 그런 브랜드들은 분명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