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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이미지 쇄신에 필요한 건 뭐다?…방송·통신 '사명 변경' 역사

황이화 기자 기자  2017.03.17 12: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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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틀 전 KT그룹의 음원사업 그룹사 KT뮤직은 이사회를 열고 '지니뮤직'으로 사명을 변경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유는 LG유플러스가 KT뮤직의 지분 15%를 인수, 2대 주주로서 이사회 총 9석 중 1석을 확보해 1대 주주인 KT와 함께 음원사업에 공동투자키로 했기 때문이죠.

LG유플러스도 2대 주주로서 경영참여가 가능한 상황에서, 버젓이 'KT'를 유지하기란 곤란했을 겁니다. 한편으론 이동통신 2위, 3위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의 협력이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하죠.

주인이 바뀌거나 더해질 때면 흔히들 사명이 변경되곤 하는데요. 우선 SK텔레콤의 경우, 한국전기통신공사(KTA·현 KT)의 무선통신 서비스 자회사로 첫 출발한 SK텔레콤의 전신 '한국이동통신서비스주식회사'가 1994년 SK그룹의 전신 선경그룹에 편입, 주인이 바뀌어 민영화한 후 1997년 'SK텔레콤'이라는 사명을 갖게 됐습니다.

'SK텔레콤'이라는 회사가 생겨난 지도 벌써 20년이나 흘렀는데요. SK텔레콤 내부에서는 통신 시장 포화로 '탈(脫)통신'을 외치며 인공지능(AI)·빅데이터·미디어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통신'을 의미하는 '텔레콤(Telecom)'이란 사명을 가진 데 대한 고민이 많다는 후문입니다.

올해 취임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만난 한 고위 공무원은 "박 사장이 통신에 한정된 사명에 아쉬움을 토로하더라"고 말하더군요.

이와 비슷한 이유로 실제 사명에서 '텔레콤'을 떼 버린 기업이 있죠. 바로 LG유플러스인데요.

LG유플러스는 LG텔레콤·LG파워콤·LG데이콤 등 LG통신 3사가 합병된 '통합LG텔레콤'의 초대 CEO로 부임한 이상철 부회장이 2010년 탈통신을 강조하며 'LG유플러스'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LG유플러스라는 사명에는 '고객을 중심에 두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유비쿼터스(요즘엔 사물인터넷(IoT)으로 표현되죠) 세상을 전도해 나가는 회사'라는 의미가 담겼다고 하네요.

'텔레콤'처럼 어느새 박대 받는 말에는 '케이블(Cable)'도 있습니다. 현재 CJ헬로비전은 2008년 CJ케이블넷에서 '케이블'을 버리고 CJ헬로비전으로 사명으로 바꿨죠. 방송통신 융합시장을 선도하고 고객 호감도를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설명입니다.

딜라이브도 지난해 기존 사명이었던 씨앤앰(C&M, Cable & More)에서 '케이블'을 떼고 기존 케이블방송사의 이미지를 과감히 탈피, '디지털 라이프' '딜라이트 라이브'를 사명에 녹여내 고객들에게 '홈 라이프 스타일 파트너'로 변신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딜라이브의 사명변경에 대해선 당시 2조1000억원에 달하는 인수금융 만기를 앞둔 상황이라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의도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 쇄신으로 매각 추진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려는 배경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업계 한 관계자는 "빠르게 변하는 IT 업계는 '직관적'으로 지었던 사명이 어느새 낡아버리는 경우가 많아 사명을 변경을 고려하는 일들이 잦다"고 전했습니다.

이미지 쇄신을 위해 사명 변경이 필요한 곳으로는 CJ헬로비전도 지목되고 있는데요. 지난해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M&A) 불발로 기업 이미지에 다소 타격을 받은 터라 또다시 사명을 변경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을 받는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