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변사 등 외상 사건을 수시로 접하는 과학수사(KCSI·Korea Crime Scene Investigation)요원 다섯 명 가운데 한 명 꼴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린다는 조사 결과나 나왔다.
이는 노선미 광주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검시조사관과 김은아 호남대 간호학과 교수가 최근 대한간호학회지에 게재한 '경찰 과학수사요원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발생 영향요인' 논문에 실렸다.
이에 따르면 사건 현장에서 객관적 증거 수집과 변사체 검시를 수행해야 하는 요원들의 경우 살인, 폭행 등 강력범죄 현장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충격적인 외상을 빈번하게 목격함으로 인해 PTSD로 발전할 위험성이 높다.
연구팀은 전국 7개 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에 근무 중인 과학수사요원 168명과 검시조사관 58명 등 총 2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 나서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PTSD는 실제적이거나 위협적인 죽음, 심각한 상해사건 등을 본인이 직접 경험했거나 목격한 경우 그로 인해 극심한 공포와 무력감, 두려움 등에 시달리며 심할 경우 신체적 증상을 동반할 수 있는 질환이다.
조사결과, 경찰과학수사요원 중 PTSD 저위험군은 80.1%(181명)로 나타난 반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경우는 19.9%(45명)였으며 50대 이상에서 고위험군 비율이 높았다.
이들은 지난 한 달간 업무 수행 시 가장 스트레스를 유발한 사건을 묻는 질문에 대해 △살인사건 50.0% △변사사건 30.1% △사고나 강간사건 19.9% 순으로 꼽았다.
PTSD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요인으로는 주변인으로부터 존중받는 등 주관적인 만족감 즉 사회적 지지와 곤란한 상황에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것이 제시됐다. 특히 외상성 사건을 경험한 경우 동료와 가족, 친구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적 지지를 받을수록 극복하는 것이 용이하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경찰 과학수사요원들은 업무로 인해 정신적 어려움과 PTSD 증상을 경험하고 있지만 소명의식과 자부심이 큰 탓에 극도의 스트레스마저 개인의 직업 특성으로 받아들여 치료나 관리에 소홀한 경향이 있다"라며 "외상사건을 경험했을 때 스트레스가 누적되거나 만성화되기 전에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