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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여보세요] 병영생활 고충상담은 국방헬프콜 '1303'

맞춤형 상담서비스 제공…군내 인명·자살사고 지속적 감소

박지혜 기자 기자  2017.03.16 1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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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대 전부터 우울증을 앓아왔고 가정형편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군 생활도 적응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오늘 휴가 복귀 날인데 희망이 보이지 않아 죽으려고 모텔에 들어와 수면제 100알을 먹었습니다."

지난해 3월 국방헬프콜 '1303'으로 한 병사가 전화를 걸어왔다. 긴급상담을 접수한 국방헬프콜 상담관은 40분 동안 해당 병사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상담관의 위로와 격려에 이 병사의 흥분된 심리상태가 안정되기 시작했고, 그 사이 119와 공조해 상담자의 신변확보와 병원 이송 등 적극적인 조치로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국방헬프콜은 병영현장에서 발생하는 장병들의 고충을 비롯해 △군범죄·성폭력 △방위사업비리 신고·상담 구제채널이다.

지난 2008년 3월1일 자살예방 핫라인인 '한국생명의 전화'를 벤치마킹해 '육군생명의 전화'를 운영해오다가 장병들의 소통창구로써 자살사고 예방에 큰 효과를 보이자 2012년 1월1일 '국군생명의 전화'로 확대 운영하게 됐다.

이후 2013년 8월1일 각군 헌병 범죄 신고번호를 통합하고, 국가 특수번호 네 자리 '1303'을 획득해 지금의 국방헬프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국방헬프콜 신고·상담 건수↑…신속한 대처 인명사고↓

국방헬프콜 신고·상담 유형은 크게 △병영생활 고충상담 △성폭력 신고·상담 △군범죄 신고·상담으로 나뉜다.

그중 가장 많은 신고·상담 유형은 전체 95%를 차지하는 병영생활 고충상담이며, 원인별로는 △복무 부적응 △이성 문제 △보직, 진로문제 △가정문제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선임병들의 가혹 행위와 집단폭행에 시달리다가 숨진 윤일병 사망사건으로 군 내외 관심이 커지자 이용자 급증으로 상담관을 8명에서 13명으로 증원하고, 회선을 2회선에서 4회선으로 증설하는 등 국방헬프콜센터를 확대 개편했다.

최근 4개년 일일평균 신고·상담 건수는 △2014년 47건 △2015년 111건 △2016년 159건 △2017년 3월 현재 172건으로 국방헬프콜 이용은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병사들의 국방헬프콜 이용이 증가하면서 인명사고는 감소하고 있다. 군내 인명사고는 2014년 101건에서 지난해 81건으로 줄었다. 자살사고 역시 2014년 40건에서 2016년 21건으로, 군무이탈은 418건에서 199건으로 감소했다.

이는 국방헬프콜이 병영문화 혁신의 소통창구로써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 특히 국방헬프콜은 자살시도와 같은 긴급상담 시 소속부대, 119구조대, 경찰 112와 같은 관계기관과 신속하게 공조해 2014년 27건, 2015년 8건, 2016년 8건 등 귀한 생명을 살리는 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전문자격 갖춘 상담관 선발…전문성 향상 교육 시행

현재 국방헬프콜에는 상담관 15명과 후속처리요원 4명 등 총 19명이 근무하고 있다. 상담관은 심리상담 및 성폭력, 전화·사이버상담의 전문가들이며 청소년 상담사, 상담심리사, 성교육 및 성 상담 전문가 자격증 등을 보유하고 있다.

정선모 국방헬프콜 센터장은 "상담관 채용 시 군인사법시행령에 명시된 자격 기준을 토대로 국방부에서 선발한 석사학위 이상의 전문자격을 갖춘 인재 중 자력이 우수한 인원을 서류와 면접을 통해 채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류전형에서는 지원자의 업무적인 전문성을 판단하고, 면접에서는 질의를 통해 지원자의 성품과 팀워크를 위한 대인관계능력을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국방헬프콜은 상담관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국방부에서 주관하는 보수교육과 민간전문과정 보수교육 등을 주기적으로 시행한다.

또한 장병들과 소통하고 공감하기 위해 야전 부대 체험교육을 시행하는 등 맞춤형 상담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365일 24시간 맞춤식 One-Stop 서비스 제공…쌍방향 소통체제 구축

정 센터장은 국방헬프콜의 최대장점으로 '365일 24시간 맞춤식 One-Stop 서비스'를 꼽았다. 국방헬프콜은 피상담자가 요구하는 사항을 최대한 신속히 확인해 조치하고, 피상담자에게 그 사항을 통보해준다.

특히 지속적 관심이 요구되는 내담자의 경우 해당 부대 지휘관과 연계해 관리하는 등 타 상담기관과는 달리 쌍방향 소통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는 "병사들은 간부에게 고민을 상담하고 싶지만, 혹시나 밉게 보이지 않을까 하고 가슴에만 담아두는 경우가 많다"며 "국방헬프콜은 익명으로 상담이 진행돼 많은 병사가 고민을 속 시원히 해결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헬프콜은 현재 군내에서 명실상부한 전문 신고·상담기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장병뿐만 아니라 자식을 군에 보내놓고 걱정하는 부모들에게도 자녀와 관련된 고충사항을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인 상담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마지막으로 정 센터장은 "국민, 사회와 소통하는 열린 병영문화, 인권이 보장되는 선진 병영문화 정착을 통해 우리 군이 국민에게 진정으로 사랑받고 신뢰받는 혁신강군 육성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시스템 보완과 상담관 전문성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굳은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