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숙 기자 기자 2017.03.15 16:32:28
[프라임경제] 정부가 오는 5월9일로 제19대 대선 조기 대선일을 확정하자 정치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기존 정치 테마주의 경우 기업 대표이사 및 임원이 특정 후보와 학창시절 동창이거나 동향, 같은 대학 출신이라는 소문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올해 금융당국의 테마주 단속 수위가 거세지며 상장사들이 잇따라 정치인과 연관이 없다는 해명공시를 발표해 눈길을 끈다.
◆잇단 해명 공시 발표…선긋기 나선 기업들
최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조기 대선까지 정치 테마주 150여개 종목을 집중 감시해 부정거래 혐의가 발견되는 즉시 무관용으로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원, 검찰, 한국거래소와 시장질서확립TF를 꾸려 허위 풍문 유포, 허수 호가, 초단기 시세교란행위 등을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
기업들은 금융당국의 강한 단속에 잇따라 해명공시를 내놓고 있다. 과거 거래소의 주가 급등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주요 공시 사항이 없다'고 발뺌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됐던 지난 10일 우리들휴브레인(118000)은 공시를 통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사업상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다'고 해명했다. 우리들휴브레인은 이상호 우리들병원장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다는 이유로 문재인 테마주에 편입됐다.
이후 우리들휴브레인은 10일 1만800원에서 15일(종가기준) 8590원으로 나흘만에 주가가 20.46% 빠졌다.
우리들 휴브레인 외에도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는 DSR(155660), 바른손(018700), 위노바(039790) 등도 '관련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 바른손은 14.05% 급락했으며 DSR과 위노바도 각각 8.56%, 7.12% 하락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외에도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관련주로 분류되는 대신정보통신(020180)도 유 의원과 관련이 없다고 공시를 띄웠다.
대신정보통신은 13일 "당사 대표이사가 유 의원과 위스콘신대학교 동문인 것은 사실이나 과거 및 현재 유 의원과 당사의 사업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공시했다.
◆여전히 들썩이는 테마주 "인맥보다 정책 집중해야"
탄핵 인용 후 여전히 상승세인 정치 테마주도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안희정 충남지사 테마주인 SG충방(001380)은 지난 10일 6820원에서 15일 8110원으로 주가가 18.91% 급등했다. SG충방은 이의범 대표이사가 안 지사와 개인적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안 지사 테마주에 들어갔다.
충남 공주시에 본사가 있다는 이유로 안희정 테마주가 된 자연과환경도 10일 이후 18% 주가가 치솟았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태마주로 분류되는 안랩(053800), 써니전자(004770), 다믈멀티미디어(093640) 등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이후 써니전자 16.27%, 다믈멀티미디어 10.76%, 안랩은 8.30% 주가가 뛰었다.
이런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실체 없는 정치테마주보다는 대선 후보들의 정책관련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주가가 큰 폭 오른 정치 테마주 16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정치테마주에 투자한 개인투자자 10명 중 7명이 손실을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력 대권주자들의 공약들을 보면 경기부양을 위해 내수활성화를 공통으로 언급하며 부진한 고용과 산업활력을 부양하기 위한 수단으로 4차 산업혁명을 키로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중소형주들에 정책 모멘텀은 긍정적인 주가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은 유언비어 유포, 시세조종 등 시장불안감을 조장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중히 단속·처벌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4일 거래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계 시장점검회의'에서 관련 언급을 했다.
그는 "작전주, 테마주 등 비정상적으로 과열양상을 보이는 이상급등종목에 대해서는 해당 기업이 신속히 공시·해명하도록 유도하고 적극적인 사전경보와 투자유의 안내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투자자들을 보호해주길 바란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