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덕 기자 기자 2017.03.15 12:00:34
[프라임경제] 몇 년 새 의류건조기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주상복합과 발코니 확장 등 실외 건조가 불가능한 주거환경으로의 변화와 최근 대두된 미세먼지 이슈 때문이다. 완화된 전기 누진세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의류 건조기 시장은 지난 2004년 LG전자(066570)가 첫 제품을 내놓으면서 열렸다. 당시 연간 몇 천 대 수준에 머물렀던 시장은 지난해 10만대를 훌쩍 넘기더니, 올해는 30만~40만대 수준으로 성장이 관측된다.
국내 드럼세탁기 연간 판매 규모가 150만대 정도임을 감안하면, 드럼세탁기를 사는 가정 4곳 중 1가구 이상에서 건조기를 구매하는 셈이다.

이 같은 폭풍성장은 지난해 전기 히트펌프 방식의 의류건조기가 등장하면서 이어진 결과라는 진단이 따른다. 냉매를 순환시켜 열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기존 히터방식 전기식 제품 대비 전기요금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저온 제습 방식을 사용해 옷감의 손상도 줄일 수 있다.
현재 이 시장은 LG전자가 지난해 유일하게 국내에서 첫선을 보이며 이끌고 있다.
기존 의류건조기는 가스식과 전기 히터식이 있었다. 그러나 가스식은 집 벽면에 가스 배관을 설치해야 한다는 단점, 전기 히터식은 가스식에 비해 2~3배 높은 비용과 고온 열풍으로 말리다보니 옷감이 손상된다는 점이 지적됐다.
실제로 최근 에누리닷컴 자료를 보면 지난 1월 의류건조기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6.3배 증가했는데, 이 중 전기 히트펌프식이 약 75%를 차지했다.
이처럼 시장이 커지자 삼성전자(005930)도 지난 13일 전기 히트펌프식 의류건조기 3종을 내놓으며 LG전자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냈다.
삼성전자는 지금껏 국내 의류건조기 수요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미국·유럽지역을 중심으로만 판매하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미국 소비자단체 '컨슈머 리포트' 선정 건조기 1위에 올랐으나 국내에는 출시하지 않았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가세에 따라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의 마케팅 경쟁으로 다소 고가인 전기 히트펌프식 의류건조기 보편화도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 입장에선 다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격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활성화엔 큰 호재"라며 "1~2년 내에 국내에서도 의류건조기가 필수가전으로 꼽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