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현 기자 기자 2017.03.15 11:32:26
|
사용자 주장: 안녕하세요? 우리 A기업은 전국에 영업망을 갖춰 타 지역 인사이동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분위기가 좋고 오랫동안 연공서열제를 실시한 회사라 '평생직장'이라는 인식으로 만족하면서 오래 다니는 직원이 많습니다. 고참 직원 비율이 제법 높은, 우리 같은 구조로는 몇 해 전부터 이슈인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이슈에 따라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는 걸 버티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당초 우리는 '만 58세가 되는 해의 12월 말일'로 정년퇴임 시점을 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2016년 이 법이 시행되기 전 이미 정년에 도달하거나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직원들을 정리하는 문제에 나름대로 신경을 썼습니다. 네, 물론 조금만 더 있으면 바뀌는 제도에 따라 더 근무를 할 수도 있을 텐데,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게 인지상정이겠죠. 그런데 그건 직원들 생각이고요, 회사 입장에서는 졸지에 정년을 더 늘려달라고 하면 곤란합니다. 그 인원이 넘치는 걸 미리 예상하지 못한 채 인사노무관리 시스템을 운영했기 때문에 승진 적체 문제는 둘째 치고 재정난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2013년에 이미 단체교섭을 할 때도 노조에서는 법이 시행되기 전에 정년을 만 61세로 '조기에 연장해달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고심 끝에 회사에서는 거절을 했죠. 단체교섭 중이던 2013년 12월 말일, 이미 기존의 규정에 따라 만 58세 정년을 맞이한 106명을 퇴직발령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가 강수를 두자, 글쎄요… 강수라기보다는 원칙적으로 처리한 것이라고 우리는 생각합니다만, 어쨌든 노조에서는 절충 협상안을 제시했습니다. 2014년 1월, 노조에서는 1956년생 조합원(그러니까 우리 회사 직원이죠)의 정년을 '2016년 6월30일까지로 한다'는 안을 내놨고 우리가 그걸 받아들였습니다. 대신에 그 수용인원 중 일부는 원래 정년이라고 할 수 있는 2014년 연말 이후에는 본래 근무지와 먼 타 지역으로 발령할 수도 있게끔 노조 측에 우리가 옵션을 걸었죠. 그러나 나중에 이 시점이 되고 난 후 해당자들은 올해 초부터 60세 이상으로 정년을 늘리게 됐으니 6월까지만 일하고 나가라는 건 무효라 억지를 쓰는 겁니다. 새 단체협약에 따라 자기들은 올해 말까지 있을 수 있다는 억지를 부립니다. 아울러 인사노무상 적체 문제로 부득이 원격지 발령을 내자 해고 압박 사유라고도 문제를 삼네요. 말이 되나요? 근로자 주장: 안녕하세요? 회사 측의 고심도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법이 바뀌었는데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혜택이랄지 권리를 일방적으로 포기하고 나가라는 요구를 하는 건 문제라 생각합니다. 지난번에 직원 B씨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동부지청에 질의했는데 "고령자법에서 정하고 있는 60세 이상 정년의 의미는 최소한 만 60세에 도달하는 날(만 60세 생일이 되는 날)까지는 근로자를 고용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답신을 받았더라고요. 노사가 당초 저렇게 합의를 할 당시에, 이 사건 근로자들은 합의 내용을 잘 몰랐던 게 사실입니다. 법 개정 문제, 그로 인해 벌어질 인력 초과 문제로 노사 간에 서로 얼굴을 붉히고 갈등하다 타협을 했다니 다행이다 싶었죠. 우리는 물론 단체협약 상 정년 규정을 적용받아야 하고,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는 2015년 초의 타협안을 따르라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회사 측이 법률을 위반한 정년 시점을 따르라고 하는 건 응당한 게 아니죠. 우리가 말바꾸기를 한다며 비판하고 '신의칙을 따르라' 하는 외에 회사 측 주장의 근거가 딱히 없잖습니까? -중앙2016부해1152 사례를 참조해 변형·재구성한 사례 |
이 사건 근로자들을 '고령자법 밖의, 노사합의에 따른 별도의 정년규정을 받는 자들로 보는 게 맞느냐, 아니냐'의 논쟁입니다. 실제 고령자법을 근거 삼아 만 60세 이상 정년 손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던 것과 별개로, 경영 일선에서는 일명 '낀세대'들을 서둘러 정리해 전체 근로자 복리는 후퇴했다는 괴담이 있었지요.
자, 그런 점에서 보면 회사 측의 온정적인(정년을 늘려준) 태도는 박수를 받을 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문제를 들여다보면요, 그와 별개로 '문제의 1956년생 직원들'이 어쨌든 살아남았으니 그 이후부터는 다시 단체협약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새 숙제를 만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에서도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점을 지적해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2016년 1월부터 고령자법의 시행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을 포함, 모든 이 회사 근로자들이 이 법 적용 대상이 됐고 노사 간에 이 법에 맞춘 단체협약이 존재하므로 그에 따라야 한다는 점이 명확합니다.
바꿔 말하면, 이유가 무엇이 됐든 정규직 사원으로서 회사에 적을 두고 있으니, 회사와 노조 간에 "이제는 만 60세 생일을 맞이한 해의 연말까지 근무한다"고 규정한 그 규정에 따르면 되는 것이죠.
1956년생은 이에 따르면 2016년 연말 근무를 해야 옳습니다. '별도 트랙'으로 이들만 6월 말일이라고 보는 이익보다 강행법규의 정신을 살린 새 단체협약 일반론에 근거하면 간단하고 더 합리적이라는 것이죠.
회사 측으로는 괘씸한 구석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아예 새 법 시행 전에 기존 정년대로 몰아내고 그중에 좀 쓸 만한 몇 명만 비정규직 트랙으로 별도 채용하는 '선심'을 쓰려 한 게 아니고, 직원들과 '상생'하려 결단을 내린 것이니 전체 취지로도 이 정도 오류는 회사가 감수하는 게 옳아 보입니다.
신의칙에 따른 별도의 약정보다, 강행법규 더 나아가서는 정년을 늘리자는 국민적 공감대와 시대적 요청의 값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