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금호타이어가 중국에 넘어간다면 지역경제 악화가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와 비교할 수 없는 글로벌 30위권대의 작은 업체로 알려지며 쌍용자동차 인수 후 5년 만에 발을 뺀 상하이자동차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역 경제계는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일부 생산라인 해외이전, 기아차 광주공장의 수출 부진 등 지역 경제가 침체일로에 놓인 상황에서 유일한 향토기업인 금호타이어마저 중국 기업으로 넘어갈 경우 지역경제는 황폐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블스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최대 주주가 된 뒤에도 금호타이어는 여전히 독립 경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는 전략적 측면에서 서로 협력해 브랜드, 판매, 구매 등 분야에서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측은 불공정한 룰을 문제삼으며 우선매수권 행사 시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인수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박 회장은 14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대해 법적 조치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호 측은 "산업은행은 주주협의회에 부의해 컨소시엄 구성 허용 여부를 결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요청을 무시한 채 무슨 이유인지 한번도 주주협의회에 부의나 논의조차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허용하지 않겠다고 한다"고 짚었다.
더블스타에 유리한 조건을 주면서 우선매수권자에게는 불리한 조건을 내걸고 있는 만큼 형평성에 크게 어긋난다는 것이 금호 측의 입장이다.
김현철 금호홀딩스 대표이사는 13일 오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본관 2층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선협상자인 더블스타에게는 6개의 컨소시엄을 허용하면서 우선매수권자에게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지역 경제계도 금호타이어 매각 상황을 우려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 마저 중국 기업으로 넘어갈 경우 가전, 자동차, 타이어 등 광주 경제 분야 '빅 3'가 휘청거리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5년 말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세탁기 생산라인 1개를 중단하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이로 인해 매출와 고용감축과 협력업체 피해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또 지난해 파업 장기화로 생산량 감소로 이어진 기아자동차 광주공장도 올해 내수시장 침체, 근무시간 단축, 노사 임금협상 등 원인으로 '50만대 생산'도 불투명한 상태다.
광주지역의 한 경제계 관계자는 "사드문제로 우리나라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중국의 업체가 국내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채권단이 금호 측의 주장을 받아 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조기대선이 실시되는 만큼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를 차기정권으로 넘겨 공정하게 재추진해야 한다"며 "중앙·지방 정치권과 경제계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고 덧붙였다.
광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당연히 중국기업에 우선매수청구권 포기하면 중국기업에 넘어가는 거 아니냐. 쌍용차 사태가 우려된다. 금호 박삼구 회장의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14일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더블스타와의 계약조건을 공식 통보했다. 매각가격은 9549억8100만원, 채권단 지분은 6636만8844주(42.01%)다.
앞으로 30일 이내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더블스타는 42% 지분 비율로 금호타이어 최대 주주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