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카드사 수장들의 행방이 줄줄이 결정되는 가운데, 새로이 카드업계에 등장한 인문들이 눈에 띄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사장이 바뀐 카드사는 신한·롯데·BC·NH농협카드다. NH농협카드는 1월1일 자로 이인기 사장이 취임했으며, 신한과 롯데카드는 각각 이달 임영진 사장, 김창권 사장이 수장직을 맡았다. 차기 채종진 BC카드 사장은 이달 주주총회 이후 사장직을 수행한다.
◆이인기, 올해 목표는 카드에 農心 심은 정체성 '확립'
이 사장은 취임하면서 "카드 사업이 범농협 마케팅 핵심 수단으로 역할을 다해 농협 내 사업별 시너지를 높이겠다"며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카드에 농심을 심어 농축협 카드사업을 특화할 수 있는 서비스 및 플랫폼을 개발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알렸다.
갑작스럽게 퇴임한 신응환 전 사장의 뒤를 이어 'NH농협카드 정체성 확립'에 나선 것. 신 전 사장은 고객 정보유출 사태 이후 취임해 줄곧 가시적인 성과를 냈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NH농협카드의 시장점유율은 10.4%로 8개 카드사 중 4위를 기록했다. 특히 체크카드 시장점유율은 23%로 이용자가 가장 많다.
바통을 넘겨받은 이인기 사장은 올해 이러한 성장 가도를 유지해야 한다. 또 농협카드만의 정체성을 소비자에게 확실히 인식시켜야 하는 것도 하나의 과제로 꼽힌다. 농협금융지주가 삼성맨이었던 신 전 사장의 후임으로 뼛속까지 농협 출신인 이 사장을 택한 이유다.
이 대표는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농협중앙회 공공금융부 단장, NH농협은행 안산시지부 지부장, NH농협은행 NH카드분사 카드회원사업부 부장, NH농협은행 전남영업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올 초부터 이 사장은 광폭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편의성과 안전성을 대폭 강화한 '올원페이'를 출시했으며 일본 신용카드 국제 브랜드사 JCB인터내셔널과 새로운 브랜드 'W'를 선보였다. 여기 더해 온라인 전용 맞춤형 할인카드인 'NH올원 π카드' 등 신제품 출시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김창권 '선승구전' 통한 회사 성장 강조
김 대표는 취임식에서 "손자병법에 '선승구전(先勝求戰)'이라는 말이 있다"며 "지금처럼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불확실성을 이겨내려면 롯데카드만의 전략·마케팅·조직문화, 즉 롯데카드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크게 순익이 감소한 롯데카드는 구원투수로 김창권 사장을 꼽았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822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423억원 감소했다. 고객 정보 유출부터 그룹 내 이슈, 매각설 등에 시달리면서 전업계 카드사 하위권을 찍은 것.
이에 김 사장은 "임직원 스스로에게 끝없는 열정과 혁신 마인드를, 고객에게는 겸손과 절대 신뢰를, 회사 조직은 전략의 선택과 집중,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스피드를 중심으로 회사경영의 모티브를 찾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롯데자산개발에서 2007년부터 대표직을 수행한 그는 각종 그룹 내 부동산 사업을 안착시켰다는 평이다. 이러한 성공적인 가두를 롯데카드에서 이어갈 수 있는 젊은 대표이기에 이번 사장직을 맡게 됐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한편, 갑작스럽게 물러난 채정병 전 사장은 상근고문직으로 물러나 뒤에서 김 사장을 서포트할 예정이다.
◆임영진, 위성호 뛰어넘는 업적 이뤄야
임 사장은 위성호 전 사장이 신한은행장으로 내정되면서 꼽힌 인물이다. 오사카와 후쿠오카 지점 등을 거치며 재일교포 신임을 받고 있어 지주 내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신한카드를 이끌게 된 것.
여기 더해 신한은행 자산운용(WM) 그룹 부행장, 신한금융투자 WM그룹 부사장, 신한금융지주 WM기획실 부사장 등 요직을 모두 경험했으며 신한카드 비상임이사를 역임해 업계 이해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위성호 전 사장이 신한카드에 있는 동안 업계가 놀랄 만한 업적들을 내놓고 갔기에 그 뒤를 잇는다는 부담감이 클 수 있다. 또 올해 업계 환경이 어려워진 만큼,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이에 대해 임 사장은 자신만만하다는 태도다 취임식에서 '차별화된 Only 1'으로 도약하는 'Big to GREAT' 비전을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와 함께 '글로벌 비즈니스'와 '신사업 육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들 사업은 기존 진출 카드사에 비해 신한카드가 후발주자일 수밖에 없는 만큼 철저하게 시장에 맞는 특화 전략을 추진함으로써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신속히 구축하겠다는 것.
임 사장은 취임식 마지막에 "신한카드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우리가 만들 신한카드의 밝은 미래를 위해 저와 함께 신바람 나게 뛰어보자"는 말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채종진, KT와 협업 통한 BC카드 순익 올리기
황창규 KT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자연스럽게 황 회장이 선임한 서준희 전 BC카드 사장 역시 연임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본인이 수장직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채종진 BC카드 사장 내정자가 임명됐다.
채 내정자는 이달 주주총회를 거쳐 4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맨이었던 서 전 사장과 달리 채 내정자는 지난 1986년 KT 전신인 한국전기통신공사 시절 입사해 30여년을 KT에서만 근무한 인물이다.
KT 텔레캅 대표, KT 기업통신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던 중 2015년부터 BC 카드 영업총괄부문장으로 BC카드 현장 영업을 지휘했다. 그룹 내 정통한 인사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사람이 필요했다는 것이 KT 설명이다. 또 현장 영업 능력을 봤다는 첨언도 있다.
채 내정자는 BC카드의 올해 성장이 둔화할 카드업계에서 BC카드 실적을 성장시켜야 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경기 침체와 카드시장 성숙기 진입으로 성장률은 전년도 대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더욱이 BC카드는 지난해 순익이 전년동기보다 30.1% 감소했다. 이에 채 내정자는 K뱅크 등 KT와의 활발한 협업을 통해 올해도 BC카드를 한층 더 올려야 하는 막대한 과제를 지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