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당국이 중소·벤처기업 모험자본 공급체계를 구축한다며 중기특화증권사 6곳을 지정한지 1년이 지났지만 기대만큼 실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4월 금융위원회(금융위)는 △IBK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003470) △키움증권(039490) △KB투자증권 등 6곳을 중기특화증권사로 선정했다.
이후 KB투자증권이 현대증권과 합병하며 중기특화증권사에서 빠지자 KTB투자증권(030210)이 KB투자증권을 대신해 작년 12월 추가 지정됐다.
그러나 10일 최근 지정된 KTB투자증권을 제외한 5개 증권사를 조사한 결과, 펀드운용이나 유상증자 주관 실적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특히 중소·벤처기업 투자펀드 운용실적은 코리아에셋투자증권 1건이 유일했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중소·벤처 의무투자비율이 75%인 'KAI-KSM크라우드시딩펀드'를 운용 중이다.

코넥스시장 지정자문 수행 실적의 경우 키움증권과 IBK투자증권이 각각 6건, 5건이었고 유진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의 경우 1건에 그쳤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실전이 전무했다.
중소·벤처기업 IPO 주관실적도 5개사 가운데 키움증권 6건, IBK투자증권 5건, 유진투자증권 3건에 머물렀다.
유상증자 주관 실적은 키움증권과 IBK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각 2건, 유진투자증권 1건이었다. 인수합병(M&A) 자문실적은 유안타증권 3건, 코리아에셋투자증권 1건뿐이었다.
크라우드펀딩 실적도 제각각이다. 금융당국은 작년 10월 중기특화증권사 지정 시 평가 항목에서 비상장·코넥스 중소·벤처기업의 유상증자 실적과 M&A 자문실적 점수를 10점에서 5점으로 내리고 온라인소액투자중개 실적 점수 5점을 추가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4월 중기특화증권사 지정에 앞서 금융당국이 '크라우드펀딩 주선 실적을 평가요소로 고려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평가 항목 중 제외됐던 것을 보완한 것이다.
지난 1년간 크라우드펀딩 실적을 집계한 결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11건으로 가장 많았고, 10거의 IBK투자증권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유진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5건, 12월 중기특화증권사에 선정된 KTB투자증권도 실적이 4건에 불과했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중개업자인 와디즈, 인컴과 MOU를 맺어 협업 중이다.
이런 가운데 중기특화증권사들은 실적 부진에 대한 지적에 실적을 평가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운 시장 구조"라며 "시장 자체가 형성돼 자리매김돼야 한다"고 응대했다.
한편 금융위는 오는 5월 중기특화증권사를 대상으로 1년간 성과를 제출받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중기특화증권사 선정 당시 금융당국은 지정 효력을 2년으로 한정하고 1년 후 중간평가를 실시한다. 평가 후 지정 취지에 맞지 않거나 실적이 미진한 증권사는 지정을 취소하고 새로운 회사로 교체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기특화증권사 지정 이후 실적이 미진하거나 이전보다 지나치게 떨어졌을 경우 지정을 취소시킬 수 있다"며 "단 특정회사를 탈락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검토하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중기특화증권사의 실적에 대해서는 "대상 기업 자체가 비상장, 초기 기업들이고 중기특화증권사도 소형 증권사들인 만큼 아직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기 힘든 것 같다"며 "지난해 경제상황에 따라 실적이 줄어든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제언했다.
이 밖에도 금융위는 각 증권사에게 의견을 청취해 필요한 부분의 제도개선에도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