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 관련 보복을 노골적으로 가시화하자 화장품업계가 긴장한 분위기다. 그간 중국 내 'K-뷰티' 열풍에 힘입어 호황을 누리던 국내 화장품시장에 제동이 걸릴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
그동안 국내 화장품 사업은 중국 수혜를 누리며 승승장구해왔다. 국내 화장품 수출액 중 중국 비중은 38%에 달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이 전방위적인 사드 보복에 나서게 되면 시장 전반에 악영향이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사드 보복 여파 탓에 국내 화장품 수익이 1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최근 아모레퍼시픽(090430) 제품 일부가 중국 정부에서 수입 불합격 판정을 받으면서 걱정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보습로션 제품인 '화이트플러스리뉴 에멀전' 1종과 수분미스트 제품 '워터사이언스 미스트' 2종은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으로부터 수입 불합격 화장품으로 지정됐다.
이에 대해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은 이들 제품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돼 수입을 불허했다고 밝혔지만, 중소업체가 아닌 대형업체 제품이 수입 불허된 것이 처음이라서 화장품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10일 LG생활건강(051900)의 항저우 화장품 공장이 최근 중국 당국 소방점검에서 시정명령과 함께 1개월 가동 중단 조치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상황은 보다 악화됐다. LG생활건강이 롯데마트에 이어 중국 내 영업정지를 당한 첫 한국 대기업이 된 것.
이에 LG생활건강 측은 "항저우 화장품공장이 소방 안전관리 점검을 받은 건 맞으나 가동중지는 통보받은 바 없다"며 부인했지만 업계에서는 중국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화장품 분야로 보복의 눈길을 돌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화장품업계는 숨죽이며 사태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사드 배치 문제가 속히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
화장품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중국 정부에서 화장품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제재에 나서지 않고 있어 실제적인 타격은 없다"면서도 "향후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 전혀 알 수 없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나아가 중국 내 공장이나 지사를 갖춰 현지영업이 활성화된 대형 화장품업체보다 현지에 기반을 갖추지 못한 중소업체들이 받는 타격이 보다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관계자는 "오래 전 중국 진출에 성공한 기업들은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어 타격이 크지 않다"며 "향후 사드 여파가 현실화될 경우 대기업보다는 중국 진출 기간이 짧은 중소기업이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