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악재를 딛고 결국 연임에 성공했다. 포스코(005490)는 10일 오전 10시 포스코센터에서 제49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권 회장의 연임을 비롯해 사내·외 이사,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 등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권오준 회장은 지난 1월25일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차기 CEO 단일후보로 추천됐다. 당시 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전원이 포스코의 중장기 발전을 위하여 권 회장의 연임이 적절하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내외부의 간섭 없이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검증 과정을 거친 만큼 권 회장이나 포스코로서도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기간이 종료되고 검찰로 해당 사건이 이관되면서 권 회장과 관련된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지난 7일 "권 회장은 포스코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49억원을 출연한 장본인"이라며 "회사 재산을 정당하지 않은 용도로 사용하고 정경유착으로 회사 평판을 훼손한 책임이 적지 않다"며 주주들에게 연임 반대를 권하기도 했다.
또 지분 10.88%를 보유해 포스코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지난 8일 주식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를 열고 권 회장의 연임에 대해 '중립'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다른 주주의 찬반 투표비율을 의안 결의에 그대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런 불안에도 권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것은 지난 3년의 임기 동안 구조조정을 통해 포스코의 기업체질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크게 높인 결과라는 것이 포스코 측 설명이다.
특히 기술연구소장·RIST원장 등을 역임한 바 있는 권 회장은 포스코만의 독점적 기술경쟁력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취임 후 하드웨어인 강재와 △이용기술 △상업적 지원 △휴먼솔루션 등 소프트웨어 요소를 결합하는 솔루션 마케팅 활동을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이를 통해 취임 직전인 2013년 2조2000억원이던 영업이익을 지난해 말 2조6000억으로 19% 증가시켰고, 또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7.3%에서 10.8%로 늘어 5년 만에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또 지난해 말까지 총 126건의 구조조정을 통해 5조8000억원의 누적 재무개선 효과를 냈고, 부채비율은 17.4%로 포스코 창사 이래 최저 수준을 달성했다. 이런 체질 개선의 결과로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평가 역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됐다는 것.
권 회장은 이날 "국내 철강 저성장 기조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전망되지만, 철강 수익력을 공고히 하고 구조조정을 완성하며 미래 성장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임으로 3년의 임기를 보장받게 된 권 회장은 '스마트 포스코'로의 체제 전환을 통해 미래 50년을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에너지와 소재분야의 차별화 역량을 기반으로 △리튬전지 전극소재 △자동차 및 항공용 경량소재 △신재생에너지 등을 집중 육성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할 구상이다.
한편, 이날 포스코는 △오인환 사장 △최정우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장인화 부사장 △유성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아울러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장승화 서울대 법학부 교수 △정문기 성균관대 경영학과 부교수는 새로운 사외이사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