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국 당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성 조치가 거세지자 현지에 진출한 국내 보험사도 긴장하고 있다.
당장에라도 상품을 안 팔면 손실이 큰 유통업체가 아니기에 현재는 큰 영향이 없지만, 한중 갈등이 고조될수록 불매운동 등에 휘말리거나, 현지 당국이 불이익을 줄 수 있기 때문.
최근 중국사회과학원 자료를 보면 중국 보험업계는 경기 하방압력에도 고속 성장을 이뤘고 탁월한 실적 덕분에 세계 제2대 보험시장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중국 보험사 시장점유율이 95%가 넘어가며 견고한 벽을 쌓은 터라, 우리나라 보험사뿐 아니라 외국계 보험사가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하지만 국내 보험사들은 '황금알'로 불리는 중국시장을 넘어야 하기에 이번 사드 갈등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에 진출한 보험사들은 현지 텃세 탓에 미미한 성적만을 거두던 차에 최근 몇몇 보험사들이 흑자 전환을 하며 성장세를 탔지만, 이번 이슈로 성장 곡선이 다시 내려갈지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1995년 중국에 진출한 삼성화재(000810)는 2005년 외자계 보험사 최초 상해에 현지법인을 세웠다. 그 기세를 몰아 삼성화재 중국법인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흑자 전환한 2013년과 비교하면 약 300%나 이익이 급증한 것.
현대해상(001450)의 중국법인 현대재산보험은 계속해 적자를 내다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약 48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한화생명(088350) 역시 2012년 12월 저장성 국제무역그룹과 합작한 '중한인수' 설립 이후 4년 만에 다른 성에 진출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몇몇 보험사들이 중국시장에서 드디어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했지만, 이번 사드 갈등이 지속될수록 경영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울상이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당장은 매출이나 경영에 문제가 없지만, 롯데마트 사례처럼 중국 당국이 어떤 불합리한 경고를 줄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또 이로 인해 국내 기업의 투자가 위축된다면 보험사 실적에도 영향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이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겠다고 했지만, 현지 측은 아직 구체적인 연락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다른 생명보험사 관계자 역시 "아직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이번 갈등이 악화될수록 중국 보험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하는 등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짚었다.
실제 지난해 8월 사드 논란이 한창 일었을 당시, 중국 금융당국은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중국 진출 국내 보험사들의 감사를 진행했다. 물론 지난해 도입한 중국 새 지급여력제도인 'C-ROSS'를 시행하기 위해 예정됐던 감사지만, 사드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 농협금융은 올해 중국 공영기업 공소그룹과 합작해 출범할 손해보험사 대주주로 참여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공소그룹이 농협손해보험보다 중국 손해보험사에 더 많은 지분을 보장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인데 코리안리(003690) 역시 사드 갈등에 막혀 중국 지점 설립 승인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이 사태에 대해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이미 진출한 국내 보험사들은 중국 고객을 대상으로 한 경영이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영향을 크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반한 감정이 불거질수록 계약 해지 등의 불매운동 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