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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메르세데스-벤츠 "인재들이여, 일과 교육 두 마리 다잡자"

독일 '아우스빌둥' 프로그램 직업·교육 융합한 대안적 진로 제공

노병우 기자 기자  2017.03.06 15: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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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아우스빌둥(Ausbildung)이란 일과 학습을 융합한 독일의 이원 진로 교육 시스템이다. 독일의 교육기관과 기업들이 함께 직업교육에 관한 협의서를 채택하면서 보급된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은 학교에서의 이론 교육과 직업 현장에서의 실습 훈련으로 구성된다. 

독일의 아우스빌둥은 이미 오랜 역사를 통해 자동차 정비뿐 아니라 350여개가 넘는 직업에 도입된 것은 물론, 전 세계 30여개국에서 채택됐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아우스빌둥이 국내에 도입됐다. 현재 우리나라는 우수한 학력과 스펙에도 대부분의 신입직원들은 입사 후 회사업무에 바로 투입되지 못하고 해당 직업과 직무에 대한 기업의 내부교육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한독상공회의소와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양대 산맥으로 자리 잡은 BMW 그룹 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국내 젊은 인재들이 입사 후 재교육을 받아야 하는 현실을 개선하고자 독일 직업교육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6일 교육부와 한독상공회의소, BMW 그룹 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에서 아우스빌둥의 국내 도입을 약속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향후 계획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국내 도입되는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은 독일의 일과 학습 병행 교육과정 중에서도 자동차 정비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아우토 메카트로니카(Auto-Mechatroniker)'. 아울러 올해 90명에서 시작해 오는 2020년까지 500명을 선발할 계획이며, BMW 그룹 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총 100억여원을 투자한다.

참여 학생들은 독일차 양사 딜러사와의 정식 근로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급여와 수준 높은 근무환경을 제공받게 된다. 또 본사 인증교육을 이수한 전문 트레이너 및 대학 교수진 간 협력을 통해 개발된 교육과정으로 기업 현장의 실무교육(70%)과 학교에서의 이론 교육(30%)이 결합된 커리큘럼을 총 3년간 이수하게 된다.

과정 수료 후 대학의 전문학사 학위와 각 업체가 부여하는 교육인증을 함께 획득하게 되며, 한독상공회의소에서 한국의 아우스빌둥 과정이 독일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승인절차를 마쳤기 때문에 국내뿐 아니라 향후 해외 취업 시에도 활용할 수 있다.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은 특성화 고등학교와 마이스터고 등의 자동차학과 재학 중인 학생을 대상으로 첫 아우스빌둥 과정 학생모집이 시작되며, 4~6월 두 달여간 선발과정을 거친 후 9월부터 정식 운영될 예정이다. 이번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에는 두원공과대학교와 여주대학교가 참여한다.

슈테판 할루자 한독상공회의소 회장은 "실업률, 그중에서도 특히 청년 실업률을 감소시키는 데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는 노동시장의 요구와 구직자의 전문성 및 노하우가 서로 맞아떨어지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바로 '아우스빌둥', 즉 독일식 직업 교육의 목적"이라며 "독일 연방상공회의소 (DIHK)의 감독 하에 이뤄진 긴밀한 산학협력을 통해 400여개의 교육 및 직무 프로필이 개발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효준 BMW 그룹 코리아 사장은 "가장 진보된 기술이 적용된 프리미엄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는 양사가 앞장서 우수 인재발굴에 협력하기로 했다"라며 "지난 2004년부터 BMW가 공식 딜러사들과 진행해오던 어프렌티스 프로그램과 더불어 이번에 도입한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 한국사회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은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공식 딜러사들이 이미 2006년부터 진행해온 다양한 인재 교육 프로그램들과도 맥을 함께한다"며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배출함으로써 경력개발과 인적자원 향상에 도움을 주고 한국사회의 신뢰받는 파트너로서 더욱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BMW 그룹 코리아의 경우 기존에도 인재육성 프로그램이 있는데 아우스빌둥 도입한 배경은? 또 수입차시장에 최대 라이벌 두 회사가 손잡고 도입하게 된 배경은?

-김효준 BMW 그룹 코리아 사장: 중요한 질문이다. 지난 40년 동안 한국 경제적 성장 가운데 중요한 자산은 인적 자원이었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미래이기에, 휴먼 비즈니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현재 700명 훌륭한 인적 자원을 이미 정기적 교육 통해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점진된, 독일에서 검증되고 전 세계 30개국 투입된 큰 프로그램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학위를 받고 아우스빌둥에서 제공하는 자격증을 받고 한국뿐 아니라 독일, 제3국에서도 전문기술자로 우대 받고 안정적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이런 관점에서 동참한 것으로 생각한다.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이 다른 분야가 아니고 자동차기업이 처음으로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향후 각사에 구체적 어떤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지?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 지난 몇 년간 자동차업계가 눈에 띄는 성장을 했다. 제품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기술발전은 고도화되고 있고, 고객 요구사항 수준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런 환경 고려했을 때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유사 프로그램 진행한 바 있고 젊은 층을 대상으로 교육을 자체적으로 진행하면서 고객 양질 서비스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오고 있다.

하지만 미래를 봤을 때 기술발전 더욱 고속화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런 프로그램을 우리가 함께 진행하게 된 건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은 독일 교육 기관과 협력하는 만큼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가 제공되고, 업계 채용 기회도 딜러망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채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효준 사장: 대한민국에는 학력이 우수하고 스펙이 좋은 훌륭한 젊은 친구들이 많지만 신입으로 시작해 현장에 배치하면 현장에 맞는 교육을 또 실시해야 해 많은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이런 부분이 독일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많이 쳐진다고 생각한다.

자동차시장의 변화와 발전은 상당히 빠르다. 늘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산업과 새로운 틀의 그림이 그려지는데 대한민국 기술자들이 그런 진보된 기술에 뒤떨어진다고 한다면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그런 취지에서 전문기술자들을 글로벌하게 키워야한다는 당연한 의무감을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이고, 메르세데스-벤츠랑 BMW는 지난 100년간 프리미엄 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많은 시장적 효용의 가치를 키워왔고, 아우스빌둥을 통해 그 가치를 더욱 키워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