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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MMORPG 사냥…'직접' vs '오토' 결론은?

게임 개발사, 초보 유저·빠른 게임 진행 위해 '오토사냥' 필요

김경태 기자 기자  2017.03.06 15: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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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출시되는 게임은 역할수행게임(RPG)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 이하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큰 성과를 낸 데 따른 것이다. RPG와 MMORPG는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캐릭터의 성장과 많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자동으로 몬스터를 사냥할 수 있는 프로그램(오토)이 등장하면서 '직접 조작'하는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RPG는 유저가 게임 속의 주인공이 돼 가상의 세계에서 게임 내에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면서 퍼즐을 풀어가는 방식의 게임으로, 스토리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주인공이 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MMORPG 역시 RPG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RPG와 MMORPG에서 유저는 일반적으로 평범한 능력의 사람으로 게임 속의 재능있는 캐릭터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키워나간다. 

그 대표적인 RPG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와 스퀘어 에닉스의 '파이널 판타지'이며, MMORPG 대표 게임은 △넥슨(대표 박지원) '바람의 나라' △엔씨소프트(036570·대표 김택진) '리니지' '아이온'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이다.

◆'오토사냥' 게임 재미 떨어뜨려 '직접사냥'만 못 해

초기 RPG·MMORPG는 유저가 직접 조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캐릭터가 성장하고 고급퀘스트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레벨과 전투력이 높아야 하기 때문에 같은 장소에서 많은 몬스터를 사냥하며 레벨업과 전투력을 쌓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과거에는 이런 번거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일부에서 불법 프로그램으로 '오토사냥'을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게임사에서 '오토사냥'이 포함돼 있는 게임을 만들며 많은 유저들이 이를 활용하고 있다. 

RPG를 즐기는 한 유저는 "불법 '오토사냥' 프로그램이 됐든 합법적인 '오토사냥' 프로그램이 됐든 RPG의 기본 원리를 무시하는 것 같다"며 "RPG는 유저 스스로 게임을 즐기며 진행해야 하는데 자동으로 몬스터를 사냥하며 아이템을 모으는 것은 기본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물론 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작업만 계속하는 것이 지루할 수도 있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며 "이는 어려운 퀘스트를 좀 더 쉽게 해결하기 위해 레벨업과 전투력을 올리는 방편인데 사실 대부분의 RPG·MMORPG의 모든 미션은 게임을 조작하며 해결해야만 그 재미를 더 느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게임 오랫동안 즐기기 위해 '오토사냥' 필요

하지만 이런 유저들의 의견에 반발하는 유저도 적지 않다. 그 이유는 어려운 퀘스트를 해결 하기 위해 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몬스터를 계속 잡아야 하는 일명 '노가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레벨이 될수록 1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몬스터를 잡아야 하는데 하루 종일 게임만 붙잡고 있지 않은 이상 만랩을 찍기란 쉽지 않다. 

물론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빠르게 성장하는 방법도 있다. 바로 돈을 투자하면 된다. 일부 돈을 지불하고 레벨이나 전투력을 올리는 유저들의 경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스킬' '장비' 등을 구매해 전투력을 올린 후 고레벨의 몬스터 사냥으로 빠르게 만랩을 찍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정말 많은 과금을 해야 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할 수 없어 대부분의 유저가 '오토사냥'을 많이 이용하는 것이다. 

'그라나도 에스파다' MMORPG의 rup**** 아이디를 쓰는 유저는 "RPG를 초창기부터 즐겨왔는데 처음엔 직접 캐릭터를 움직이며 사냥하는 것이 재미있었지만 똑같은 몬스터를 계속 잡는 지루함으로 게임을 접은 적도 있다"며 "하지만 '오토사냥'이 등장한 이후로는 다음 퀘스트를 완료할 정도의 레벨과 전투력이 될 때까지 직접 게임을 컨트롤하지 않아도 돼 게임을 더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RPG·MMORPG를 즐기는 대부분의 유저가 게임을 접는 이유가 바로 '노가다' 때문"이라며 "어느 정도의 '오토사냥'은 유저가 게임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임사 개발사 또한 '직접사냥'과 '오토사냥'에 대한 유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게임 개발에 있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RPG·MMORPG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게임을 개발하는 데 있어 언제나 유저가 어떤 게임을 좋아할까를 가장 많이 고민한다"며 "'오토사냥'만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도 잘못됐지만 이를 적절히 이용한다면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게임을 처음 접하는 유저들의 경우 퀘스트를 누구에게 받아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직접사냥'을 즐기는 이들 역시 마찬가지"라며 "'오토사냥'은 게임의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빠른 게임 진행을 위해 사용하면 유익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