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KTX·SRT 개통,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지방여론 논란 점화

호남행 항공·버스업계 '직격탄'… "단항·감회 외 생존 자체 불가능"

김성태 기자 기자  2017.03.06 05:15:40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고속철도 개통이 '전국의 반나절 생활권 문화'를 조성했지만, 수도권의 강력한 흡인력으로 인한 이른바 '빨대효과'가 교통, 쇼핑, 의료,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KTX·SRT 개통으로 항공·버스 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며 교통지형은 급변하는 모습이다.

2015년 4월 호남선KTX 개통 후 1년간 광주노선 항공 이용객은 32만8000명에서 23만5000명으로 28.3% 감소했다.

호남선KTX가 개통한 해 4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한 대한항공은 결국 2016년 9월 광주~김포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5년 광주~김포 노선의 운항횟수를 기존 5회에서 3회로 줄였다. 하지만 KTX호남선 개통으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탑승률(47.7%)를 보이며 당해 46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선KTX 개통 이후 버스 이용객 또한 꾸준히 감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고속 등 버스업계에 따르면 KTX 개통 전 1년간(2014년 4월~2015년 4월) 광주발 서울행 고속버스 이용객 수는 약 140만명. 개통 후 1년간(2015년 4월~2016년 4월) 이용객 수는 27만5000여명으로 19.7% 줄었다.

이는 기존 서울행 버스 승객 5명 중 1명은 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KTX로 교통편을 갈아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KTX·SRT가 들어오는 광주송정역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현재 1만7195명으로 KTX 개통전인 5000여명과 비교해 3배 이상 급증했다.

향후 지상9층, 지하5층 규모로 송정복합환승센터가 건립되고, 일대에 상업·문화시설이 들어서면 항공·버스 등 기차 외 운송업체의 경영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고속 등 업계는 생존을 위해 2016년 11월 25일부터 '도로 위 1등석'으로 알려진 프리미엄 버스를 서울~광주는 20회, 서울~부산은 12회 투입하고 있다.

또, 서울~광주 이용요금을 3만3900원으로 책정해 KTX 대비 1만3000원~1만5000원정도 가격 경쟁력을 갖췄지만,  SRT 개통 이후 적자폭은 더더욱 커져가는 상황이다.

KTX와 SRT에 비해 느린 운행시간이 최대 약점으로, 고속버스로 서울~부산은 약 4시간30분이 소요되지만, KTX는 2시간40분이면 도착하기 때문이다.

실제 SRT가 개통한 2016년 12월9일부터 2017년 2월10일까지 서울 강남~광주 노선은 7.6%, 동서울~광주 노선은 11.2%, 성남~광주 노선은 22.7% 이용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2017년도에만 성남~광주 노선은 40%, 동서울~광주 노선은 최대 20% 정도 이용객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타 운송부문에 비해 주로 서민층이 이용하는 버스 업계의 경우 실질적으로 '감회' 외에는 적자를 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항공 업계의 경우도 '단항' 외에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토교통부 등 행정기관에서도 타 운송부문의 도입, 이용객 수요, 적자 폭, 변화하는 교통 지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항공·버스 업계 등의 어려움을 충분히 공감해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