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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8조' 비정유 순풍에 돛 단 정유 4사

지난해 실적 비정유 수익 비중 크게 증가…올해도 신사업·고도화 집중

전혜인 기자 기자  2017.03.03 16: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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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정유 4사가 지난해 역대 최대실적을 올린 데에는 비정유사업의 성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업계는 올해도 비정유에 대한 다각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개선된 수익성을 유지하는 데 힘을 쏟을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정유 4사 △SK이노베이션(096770) △GS칼텍스 △S-OIL(010950, 이하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은 약 8조276억원을 기록했다. 4조6592억원을 거둔 지난 2015년보다도 약 69% 늘어난 수치며, 역대 최대 실적인 지난 2011년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정유사업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가장 큰 지표는 정유 제품과 원유의 가격차를 의미하는 정제마진이다. 정제마진이 높을수록 정유사가 가져가는 수익률도 커진다. 그러나 지난해 정유업계의 호실적은 주력사업인 정유사업만큼이나 석유화학·윤활기유 등 비정유사업에서 큰 보탬이 된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시현한 SK이노베이션은 화학 자회사인 SK종합화학, 윤활기유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가 각각 9187억원과 468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여기에 파라자일렌 중심으로 성공적인 사업재편을 시행한 SK인천석유화학의 실적을 더하면 비정유사업에서만 2조원에 가까운 실적을 냈다.

에쓰오일 역시 비정유사업의 호황이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에쓰오일의 매출액 중 비정유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20% 남짓이지만 영업이익에서는 절반 이상인 9354억원을 비정유사업에서 챙겼다. 에쓰오일은 올해 1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거두며 업계에서 가장 경영을 잘한 기업으로 꼽히는데, 그중에서도 비정유사업의 영업이익률은 20%를 돌파했다.

아울러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정유 부문의 실적 비율이 높았으나,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일본 회사와의 합작사로 실적에 반영되지 않은 현대코스모가 8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으로 역대 최대실적을 거두면서 마찬가지로 비정유 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을 뽐냈다.

정유업계는 올해 역시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사업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보고 이를 위해 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미국 화학사 다우케미컬의 에틸렌아크릴산(EAA) 사업을 약 4200억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석유화학·윤활기유 등 비정유 부문에만 총 3조원의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GS칼텍스는 500억원을 들여 지난해 9월부터 건설하고 있는 바이오부탄올 데모플랜트의 올 하반기 완공을 앞뒀다. 이 시범생산을 통해 바이오부탄올 상업생산의 경제성이 확보된다면 향후 차세대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5월부터 울산에 5조원 규모의 잔사유 고도화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를 건설 중인 에쓰오일은 내년 4월 해당 복합설비가 준공되면 석화제품 생산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는 상황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작년 11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나선 현대케미칼을 통해 올해 석유화학 분야에서의 높은 실적을 바랄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은 정유사업에 비해 수익성이 높고 업황 영향을 적게 받아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어 정유사들이 사업 다각화를 하기 좋은 구조"라며 "수요산업의 전망이 좋은 만큼 올해도 석유화학사업 확대를 통해 수익개선효과를 볼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