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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출시 보름 앞둔 K뱅크, 은행권 '메기효과' 부를까?

기존 은행, 서비스 개선으로 고객 사수…더 큰 경쟁효과, 은산분리법 개정이 관건

이윤형 기자 기자  2017.03.03 15: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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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가 이달 중순부터 정식으로 영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존 시중은행들의 고객 사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뱅크는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본인가를 받고 현재 임직원과 주주사, 협력사 임직원 등을 상대로 실거래 운영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이달 중순 이후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달 본인가를 신청한 '카카오뱅크' 역시 상반기 중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K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은행 업무를 정보기술(IT)을 주축으로, 100%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편의성을 앞세워 고객유치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운 상황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계좌개설이나 대출 등 은행업무가 24시간 365일 가능하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10분 안에 계좌를 개설하고, 소액 간편 대출을 활용하면 클릭 한 번으로 대출받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업계 최고 수준의 예금 이자와 최저 수준의 대출 금리를 목표로 하는 가격경쟁력도 갖출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은행과 달리 지점이 없고 모든 업무를 인터넷과 모바일,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자동화기기로 처리한다. 이렇게 절감되는 비용으로 고객들에게 기존 은행보다 높은 예금금리를 제공하고 대출금리는 낮춰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기존은행들도 비대면 강화와 탄력점포 확대 등 전략으로 고객수성에 안간힘을 쏟는 모양새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고객 편의를 선두로 새운 새로운 모바일뱅킹을 출시해 인터넷전문은행과 비슷한 비대면 업무서비스 제공하려는 시도들이 대표적이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위비뱅크(우리), 써니뱅크(신한), 리브(국민) 등 모바일뱅크 서비스로 고객 선점 경쟁에 불이 붙었으며 간편 송금이나 환전, 중금리 소액대출서비스도 출시됐다. 

아울러 기존에 있던 모바일 뱅킹 앱을 강화해 시니어 고객 전용이나 외국인 고객 전용, 기업 고객 전용 등 다양한 고객층에 맞춤형 앱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 더해 간편 송금이나 환전, 중금리 소액대출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으며, 은행과 카드, 보험 등 금융 계열사들과 통합 플랫폼과 현금화도 가능한 통합 포인트 제도를 앞다퉈 출시 중이다.

이에 대해 한 은행권 관계자는 "K뱅크가 본격 영업을 앞두면서 기존 은행들이 자사 모바일뱅킹서비스에 공을 들이는 등 다양한 서비스 개선을 통한 경쟁력 확보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은행권에 메기효과(센 경쟁자의 존재가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을 키우는 것)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에 대한 회의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업무를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은행법 개정 없이는 반쪽짜리 은행에 불과하다는 게 이유다. 

현행 은행법에 따르면 금융자본이 아닌 산업자본은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당초 정부는 인터넷은행을 만들기로 하면서 은행법을 개정해 인터넷은행은 산업자본도 50%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은산분리원칙을 완화하기로 했지만, 야권의 반대로 막힌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을 앞뒀지만, 은산분리법 개정 없이는 업권 확대는 힘들어지고, 메기효과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현재 은행권에 부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 개선효과가 더 강해지려면 은산분리 완화 방향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