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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김치냉장고, 화재 발생 주의보

86.3% 10년 넘게 사용…권장 안전사용기간 '7년'

하영인 기자 기자  2017.03.03 14: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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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 타는 냄새를 맡고 잠에서 깬 조영배씨(가명·남·30대)는 김치냉장고 뒤편에서 검은 연기와 화염을 목격했다. 119에 신고해 조사한 결과 13년된 김치냉장고 전원코드 전선이 주변 가재도구에 눌려 손상됐고 전선피복에 불이 붙어 화재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소비자원(원장 한견표)은 최근 3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 등에 접수된 김치냉장고 화재사고 총 554건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발생건수는 233건으로 2014년 128건보다 2배가량 늘었다고 3일 밝혔다.

김치냉장고 발화원인은 확인 가능한 402건 중 78.6%인 316건이 '전기적 요인'으로 꼽혔다. 주로 장기간 사용 시 발생하는 문제점과 관련이 있었다. 

전기적 요인은 부품이나 전기배선 노후 탓에 절연성능이 떨어지는 '연열화 단락(합선)'이 28.8%(91건)로 가장 많았고 이어 '미확인 단락' 24.1%(76건), 먼지나 습기가 차 전기가 통하는 '트래킹 단락' 23.1%(73건) 등이었다. 

제품 사용기간은 '10년 경과'가 86.3%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조사들은 자율적으로 표준사용조건의 권장 안전사용기간을 표시하는데, 보통 김치냉장고의 권장 안전사용기간은 7년이다.

이에 국내에 처음 김치냉장고를 보급, 가장 많은 노후제품 비중을 차지하는 대유위니아(옛 위니아만도)는 장기 사용 김치냉장고 화재 예방을 위해 한국소비자원과 함께 안전점검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2014년 대유위니아가 한국소비자원의 권고로 한 차례 무상점검을 시행했지만, 조치대수가 27만대 중 약 9만9000대(36.7%)에 그치고 동사 제품의 화재 발생이 2배 정도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업체는 점검 대상 제품에 대해 내부청소와 부품교환 등 무상점검하기로 하고 이를 홈페이지·휴대폰문자·케이블TV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적극 홍보할 방침이다. 또한, 신규제품 설치 시 노후제품 회수, 노후 아파트 방문점검 등을 추가 시행한다. 

김치냉장고 등 전력을 사용하는 일부 가전제품은 오래될수록 부품 또는 전기배선의 절연성능이 떨어지며 내부에 먼지가 쌓여 누전이나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때문에 김치냉장고 화재 관련 소송에서 소비자가 10년 넘게 장기간 사용하면서 안전점검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제조사의 배상책임을 일부 제한한 판례도 있다. 

한편, 김치냉장고를 설치할 때는 습기와 먼지 발생이 많은 곳을 피하고 제품과 벽면 사이 간격을 10㎝ 이상 둬야 한다. 

아울러 전원선과 전원 플러그가 다른 물체에 눌리지 않게 주의하고 누전 차단기, 접지단자가 있는 콘센트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