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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면서도 고품질 거품 다양한 활용…'블렌더'의 재발견

거품 적은 진공 블렌더 대비 다른 장점, 음식과 커피 등에 접목 가능

임혜현 기자 기자  2017.03.02 16: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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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블렌더 흔히 믹서기로 표현되는 블렌더의 활용 폭이 넓어지고 있다. 블렌더는 전동 믹서기로 강·중·약의 회전속도 조절장치가 부착돼 있다. 과일, 크림, 계란 등이 들어가는 셰이크 종류를 믹서시킬 때 쓰이며 회전 날부분을 항상 청결하게 관리하면 큰 애로사항이 없는, 그야말로 기초적인 주방용 가전제품으로 알려져있다.

블렌더 대비 다른 장점을 갖춘 아이템들이 등장하면서 블렌더에 대한 관심도 상대적으로 적어진 바 있다. 원액기는 저속 회전으로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한다. 주스를 얻는 기능만 생각하면 일반 블렌더보다 낫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시선을 모았다. 진공 블렌더의 등장도 일반 블렌더 제품의 입지를 좁히는 데 한 원인이 됐다.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면 영양소 파괴, 산화 등을 가급적 줄인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 거품도 덜 생긴다는 이점도 있다.

하지만 바로 이 고속 회전을 통한 거품이 블렌더의 쓰임새를 부활시키는 지렛대로 다시 반전을 만들어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GFK도 세계적으로 가장 성장률이 높은 소형가전 카테고리로 여전히 블렌더류를 꼽은 바 있다. 공기청정기·요리용 블렌더·쥬서기를 이 카테고리 주자들로 꼽은 것.

특히 국내 블렌더 시장은 해외 굴지의 가전기업이 일방적으로 독주하지 못하도록 국내 중소기업이 대항전을 펼치고 있다. 필립스·테팔·일렉트로룩스·보쉬 등이 진출했지만, 리큅·해피콜·한경희생활과학·하우스일렉 등의 선전도 눈여겨볼 만하다는 것.

일렉트로룩스 등이 프리미엄 제품군 중심의 관점에서 블렌더나 푸드 프로세서 등을 바라본다면, 국내 블렌더 제조업체들은 기존 제품보다 분쇄력을 대폭 강화하거나 휴대성에 초점을 맞춰 개발, 다양한 수요에 대비하는 틈새 시장을 개척 중이다.

'도깨비방망이'로 유명한 하우스일렉은 휴대성을 높인 핸드블렌더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핸드블렌더로 연간 2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면서 관심을 모았다.

핸드블렌더는 거품을 쉽게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거품이 과거 성가신 부산물이었던 상황에서 새 활용요소이자 장점으로 재조명되는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요리연구가 박준우씨가 핸드블렌더나 거품기를 활용해 달걀찜을 하는 레시피를 주목한 케이스다. 달걀을 거세게 저어줘 거품을 잔뜩 낸 다음에 찜을 하는 방식으로 폭신한 식감을 내는 것.

커피 영역에서도 거품이 새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다. 가스를 주입하는 방식이 복잡해서 대중화가 어려웠던 질소커피를 한국에 확산시키기 시작한 숨은 공신도 알고 보면 블렌더라고 할 수 있다. 부드러운 거품이 관건인 질소커피를 싸고 간단하게 비슷하게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전용기기를 사용해 직접 액체에 질소가스를 넣는 대신, 일반 콜드브루 커피 위에 거품을 만들어 올리는 식이다. 전 가맹점에서 니트로 콜드브루를 판매중인 커피전문점 드롭탑은 질소 주입 기계를 사용하는 대신 질소가스를 주입해서 사용하는 휘핑머신으로 거품을 올리는 방식을 쓰고 있다.

이렇게 블렌더의 쓰임새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