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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LCC, 예고된 출혈경쟁 어쩌나

기존 항공사 수익성 악화 불가피…신규 LCC 항공안전 '취약' 지적

노병우 기자 기자  2017.02.28 17: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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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저비용항공사(Low Cost Carrier, 이하 LCC)들의 급성장으로 기존 대형항공사(Full Service Carrie, FSC)들이 위협받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까지 LCC 설립을 추진하고 나서면서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저비용항공사의 수송여객과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단거리뿐 아니라 장거리 노선 강화를 통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위협하는 등 급성장 중인 것이다. 

지난해 제주항공을 비롯해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6개 LCC가 수송한 국제선 여객은 1430만4000명으로, 전체 국제선 여객의 30.3%를 점유했다. 또 국내선 LCC 수송여객은 1763만4000명에 달하며, 전체여객의 57.4%였다.

이 같은 LCC의 여객 점유율 증가에 대해 업계는 각 항공사별 공격적인 기단 확대와 함께 과거에 비해 LCC들의 수송능력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LCC 설립을 속속 추진하면서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거리 노선 수요에는 한계가 있는데 LCC 숫자만 우후죽순으로 늘어날 경우 다양한 부작용들이 고객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수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LCC 산업이 성장을 거듭하자 지방 공항과 지역경제 육성을 위해 지자체들 주도로 LCC 설립이 계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자체들이 자신들이 설립한 항공사를 통해 중국이나 동남아 등에 항공기를 띄워 관광객을 유치하고, 이에 따른 지자체 관광 및 서비스 산업활성화라는 사업성에만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항공법상 항공기 3대 및 자본금 150억원이라는 요건만 갖추면 국토교통부 심사를 거쳐 LCC 운송사업 면허를 받을 수 있다. 

실제 강원 양양을 거점으로 강원도 등이 지난해 4월 법인을 설립한 플라이양양은 오는 7월 취항을 목표 삼아 같은 해 12월6일 정부에 운송사업 허가신청을 냈다. 

비록 국토교통부가 지난 2월23일 운영초기 재무적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안전과 소비자 편익을 충분히 담보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등을 이유로 면허신청을 반려하긴 했으나, 지자체들이 주도하는 항공운송 면허발급 신청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상황이다. 

포항시 주도로 지난달 설립된 에어포항을 비롯해 충북 청주와 대구지역을 각각 기반으로 한 K에어항공과 에어대구가 운송사업 면허신청을 준비 중이며, 경상남도 역시 1000억원의 자본금을 투입해 LCC 남부에어 설립을 꾀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들 LCC가 국토부 심사를 모두 통과하면 국내 저비용 항공업체는 10개를 훌쩍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같은 지자체의 성과내기식 LCC 설립이 결국 부작용을 양산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많다. 특히 안전문제에 취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항공사업 경험이 없는 데다 영업이나 정비인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상공산업 전체에 출혈경쟁을 불러올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가뜩이나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고객을 확보하는 기존 LCC에 더해 한정된 수요를 서로 뺏고 뺏기는 제 살 깎기 경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LCC 사업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관광사업 및 지방공항 활성화라는 목적이 자리 잡고 있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가격경쟁력이 아니라면 인기 단거리 국제선을 발굴해야 하는데 일본과 중국 등 구간은 기존 6곳의 LCC들이 운항경쟁을 펼치면서 비집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에어포항을 설립한 포항시 관계자는 "오는 9월 취항을 목표로 하는 에어포항은 현재 조종사, 승무원, 정비사 등의 구성도 맞췄고 일부 교육도 시작했다"고 응대했다.

더불어 "일단, 내달 50인승 CRJ-200 항공기 1대를 시작으로 연내 5대의 기재를 들여와 포항~제주, 포항~서울 노선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지만 에어포항은 성공적 운항을 위해 관광사업본부라는 것을 만들어 포항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 관광 마케팅 전략도 구상 중"이라며 "포항시도 포항공항에 사활을 걸고 에어포항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에어포항이 향후 취항을 추진하고 있는 흑산도공항(2020년)과 울릉공항(2022년)이 개항될 때까지는 다소 어려움도 예상되지만, 고객맞춤형 관광전략과 흑산도와 울릉공항의 선점이 중요하다고 보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