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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편성된 3강 구도…제약업계 '지각변동'

한미약품 '1조 클럽' 탈퇴, 유한양행 1위 탈환, 광동제약 첫 진입

백유진 기자 기자  2017.02.27 16: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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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제약업계 '1조 클럽'에 다시금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제약업계 매출 1위였던 한미약품(128940)이 유한양행(000100)에게 1위 자리를 내줌과 동시에 광동제약(009290)에게 '빅 3'자리까지 양보하게 되면서다.

이에 따라 올해 제약업계 1조 클럽에는 유한양행·녹십자(006280)·광동제약이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미약품 '1조 클럽' 탈퇴 후…

먼저 유한양행은 한미약품에 자리를 내준 지 1년 만에 매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 21일 유한양행은 전년대비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320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977억원, 당기순이익은 1612억원으로 각각 13.9%, 27.9%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유한양행의 지난해 실적은 국내 제약기업 연간 최대 매출이다. 이로써 유한양행은 3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국내 최초 제약사가 됐다.

녹십자 또한 지난해에 이어 안정적으로 매출 1조원을 넘으며 매출 2위 자리를 지켰다. 녹십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1979억원으로 전년대비 14.3% 성장했다.

녹십자 측은 "국내 전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을 기반으로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4.4% 감소한 785억원, 당기순이익은 65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감소에는 지난해 일동제약 주식 처분으로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것에 대한 역기조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1조 클럽의 마지막 한 자리는 광동제약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

광동제약은 아직까지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무난하게 매출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광동제약 누적매출은 7912억원에 달해 분기 매출 평균치를 고려하면 1조600억원가량의 연간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지기 때문.

반면 2015년 매출 1위였던 한미약품은 기술수출 취소와 북경한미약품 부진 등으로 인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기는 데 실패했다. 한미약품은 2015년 1조317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반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8827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또한 전년대비 87%, 81% 감소해 268억원, 303억원을 기록했다.

◆연구개발 소홀한 1위, 식료품 회사 오명 쓴 3위

유한양행이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3년 연속 매출 1조원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기존 유한양행의 '안전제일주의' 경영방식이 장기적 실적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한양행의 안전제일주의 행보는 '연구개발(R&D)'에서 두드러진다. 제약시장의 미래는 신약개발 성공 여부에 의해 좌지우지되기 때문에 국내 상위권 제약업체들은 매출액의 10%가 넘는 자금을 신약개발에 쏟아 붓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현재 제약업계에서 매출 부분에서는 독보적인 1위이지만 타 제약사들과는 달리 신약 연구개발(R&D)에는 소극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한미약품 1626억원 △녹십자 1200억원 △대웅제약(069620) 1080억원 △종근당(185750) 100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반면 유한양행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850억원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개발은 투자금액의 부담이 크고 긴 시간이 소요되는 데 비해 성공률은 그만큼 높다"며 "그러나 개발에 성공만 하면 업계 선두권이 쉽게 바뀔 수 있을 만큼 파급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이 지금과 같은 소극적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하면 언제든 순위가 변동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해지는 대목이다.

아울러 광동제약의 경우 '식료품 회사'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만큼 삼다수, 옥수수수염차 등 음료사업 부문의 매출이 크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지난 2015년 광동제약 매출 5723억원 중 음료 부문 매출은 4072억원으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의약품 매출은 1651억원이었으며 이 중 연구개발 비중도 0.8%에 그쳤다.

이에 광동제약은 올해 경영슬로건을 '혁신'으로 정하고 백신사업부를 출점, 전문의약품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6월부터는 미국 바이오 제약기업 오렉시젠 테라퓨틱스로부터 비만치료제 '콘트라브'를 도입해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