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진 기자 기자 2017.02.24 11:58:28
[프라임경제] 백화점 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웃을 수 있을까. 롯데백화점(롯데쇼핑(023530))·현대백화점(069960)·신세계(004170)백화점 3사는 지난해 신규 출점과 기저효과로 매출이 소폭 신장했지만, 올해에는 신규 점포 출점이 없거나 미미해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백화점 시장 규모는 86년 만에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8% 신장한 8조8230억원이었으며 영업이익은 19.7% 증가한 614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연결재무제표기준 잠정 매출이 1조8318억원으로 전년대비 9.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831억원으로 5.6% 늘었다.
또한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6437억원으로 전년대비 10.6%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1979억원으로 7.3% 증가했다. 매출은 2012년 이후 4년 만에, 영업이익은 2013년 이후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하는 성과를 낸 것.
특히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이 경쟁사에 비해 높은 성장률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적극적인 신규점포 확장과 점포 리뉴얼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2월 강남점과 3월 부산 센텀시티몰 증축을 시작으로 △5월 서울 시내면세점 △6월 김해점 △9월 스타필드 하남 △대구 신세계를 개점하는 '6대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투자 금액만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4조1000억원에 달했다.
◆4조1000억원 투자에도 효과 기대치 미미…백화점 채널 한계 '명확'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세계의 이러한 공격적인 신규 출점에도 큰 성과는 내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장기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저하된 데다 소비자들이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보다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신규 출점 효과가 이전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게다가 신세계는 올해부터는 별다른 신규 출점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대구 신세계 그랜드 오프닝 자리에서 장재영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은 "그동안 그룹과 백화점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만큼 향후 2~3년은 내실을 다지고 효율을 기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신규 출점 효과가 올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있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현대백화점 역시 상황은 녹록치 않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3월과 4월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을 출점하며 소폭의 실적 성장을 이뤘지만, 올해는 상반기 현대시티아울렛 가든파이브점 개점 오픈을 제외하고는 신규 출점 계획이 없어 실적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
게다가 지난해 특허를 획득한 서울 시내면세점 역시 단기적으로는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면세점 사업 자체가 경쟁이 치열하고 초기 투자비용 부담이 높아 일정 기간은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백화점 업계는 신규 출점을 통해 소폭의 매출 증대 효과를 누려왔지만 올해는 이러한 효과를 보기 어려워 성장률이 크게 저하될 것"이라며 "백화점이라는 유통 채널의 한계점이 명확히 드러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화점 입점 거부하는 패션 브랜드, MD 공백 어쩌나
올해 현대와 신세계가 신규 출점에 주춤한 것과 달리 롯데는 인천터미널에 백화점을 출점하고, 미니 백화점 '엘큐브' 10개점과 아울렛 3개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가 "사드 부지를 제공할 거면 중국을 떠나라"는 입장을 보이며 '사드 보복'을 현실화하면서 해외 의존도가 높은 롯데백화점의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해외 매출은 8.6% 증가하며 전체 매출을 끌어올린 바 있다.
게다가 백화점 내 입점 브랜드들이 매출 부진을 이유로 입점 확정을 지연하면서 백화점 운영에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의 MD 개편은 2월 초에 마무리 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입점 브랜드들이 부족해 지연되고 있다"며 "기존 입점 브랜드들이 철수를 결정하면서 대체할 브랜드를 선정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백화점의 경우 특정 브랜드에 매장을 임대해주고 임대료와 수수료를 받는 형태로 운영되는데, 예전까지는 높은 임대료에도 백화점 입점을 원하는 업체들이 많았다. 그러나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전망이 악화됨에 따라 높은 비용 부담을 떠안으면서 백화점에 입점하려는 브랜드들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물론 임대료 및 수수료를 낮춰 브랜드 확보에 나서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순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백화점 입장에서는 쉽사리 결정내리기도 어려운 상황.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어 "현대와 신세계는 그룹 차원에서 유통망과 패션 브랜드를 함께 보유하고 있어 입점 등에서 이점이 있을 수밖에 없는 반면, 롯데는 이들에 비해 패션부문 강화가 늦어져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즉 현대와 신세계의 경우 자체 패션 브랜드를 다수 확보하고 있어 MD에 공백이 생기더라도 자사 계열사 브랜드로 자리를 매울 수 있지만, 롯데백화점은 내놓을만한 자체 패션 브랜드도 없는 데다 경쟁사에 비해 점포수가 많아 대체 브랜드 확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돈 되면 다하는 유통공룡들…자체 브랜드로 활로찾기 안간힘
이에 백화점 업계에서는 아울렛, 복합쇼핑몰 등으로 채널을 다각화하고 직접 상품 제조에 나서는 등 실적 부진의 탈출구를 찾고 있다.
특히 기존까지는 브랜드 라이선스나 직수입 상품을 편집숍 형태로 판매하는데 치중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상품을 기획·제조하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어느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는 브랜드가 아닌 특정 백화점에서만 볼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키워내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곳이 신세계백화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5일 백화점 업계 최초로 다이아몬드 중심의 럭셔리 웨딩 주얼리 브랜드 '아디르'를 론칭했다. 아디르는 신세계가 다이아몬드 원석 구입부터 △상품기획 △디자인 △제작 △판매 △브랜딩 등 모든 과정을 백화점에서 직접 진행한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해 9월 캐시미어 전문브랜드 '델라 라나'를 론칭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델라 라나는 현재 본점을 비롯한 강남점, 센텀시티 등 4곳에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아울러 신세계 계열인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은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 화장품 OEM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6월 자체 화장품 브랜드 '엘앤코스'를 론칭, 여름용 화장품을 선보여 지난해 가을까지 판매했다. 올해 안으로 단독 매장을 여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또 2015년 론칭한 니트 전문 브랜드 '유닛'도 매장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유닛은 롯데백화점이 직접 △디자인 △제작 △판매에 참여하는 자체 브랜드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이 정체된 백화점들이 채널 다양화를 넘어 자체 브랜드 강화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며 "자체 브랜드의 경우 백화점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높아 매출 확대에 효과적이고 자사 채널 입점도 자유로워 현재 백화점이 봉착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