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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김영란법·풀사료 그리고 소고기등급제

이홍균 칼럼니스트 기자  2017.02.23 14: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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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새만금 간척지 농지 부지에 고품질의 국산 풀사료를 재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풀사료란 가축사료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식물의 부위 중 알곡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말한다. 보통 건초나 발효 사료인 사일리지 등을 가리킬 때 사용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수년 전부터 '국산 풀사료 생산 및 이용 활성화 대책'을 수립하여 연간 1500억원 수준의 예산을 지속적으로 투입하여 왔다. 정부의 이러한 정책은 사료곡물의 높은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국산 풀사료 비율을 늘여 24%(2015년 기준)에 불과한 곡물자급률을 높이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또 다른 이유로서는 점점 줄어드는 쌀 소비량을 들 수 있다. 농식품부의 쌀 소비 촉진정책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쌀 소비량은 매년 2~3%씩 감소하고 있다. 간척지사업의 가장 큰 목적이 쌀 생산이었는데 이제 쌀이 과잉이 되어 사료 생산용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정부의 국산 풀사료 증산정책은 소고기 등급제의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마블링 함량에 따라 최고 등급이 결정되는 지금의 소고기 등급제가 국민 건강에 이롭지 못하다는 여론을 반영하여 작년 4월 마블링 이외의 평가항목(육색, 지방색, 조직감, 성숙도) 비중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소고기 등급제 개편 방향을 발표했다. 즉, 지방질인 마블링 외에 건강에 도움이 되는 기준들을 도입해서 등급을 부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 방침이 김영란법 도입에 따른 축산농가의 수입 감소를 우려하는 농민들의 반발에 부딪쳐 난항을 겪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건강 추구라는 대세 앞에서는 결국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소고기 등급제가 바뀌면 국산 풀사료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축산 농가는 마블링을 만들기 위해 소에게 수입 옥수수 사료를 집중적으로 먹였는데 마블링보다는 육질 등의 기준이 중요해진다면 굳이 비싼 수입 사료를 먹일 필요가 없어지지 때문이다.

또한 김영란법이 결정적으로 국산 풀사료 수요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란법으로 인해 한우선물 수요는 연간 2400억 원, 관련 음식점 매출은 5300억 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산지 소값 폭락으로 귀결되었으며 따라서 축산 농가로서는 사료비 절감이 절실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국산 풀사료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사료증산정책이 시의성 있다고 보며 좋은 정책효과를 거두기 바란다. 다만 이렇게 생산된 풀사료를 축산 농가가 실제로 소비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수분이 너무 많고 보관이 어렵다는 점, 품질이 고르지 않다는 점 등의 문제점들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국산 사료는 수입 사료에 비해 가격이 13% 정도 저렴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품질이 22%나 뒤떨어진다는 자료도 있다. 그러므로 정부는 풀사료의 양적인 증대에 못지않게 질적인 개선에도 집중하여야 할 것이다.

이홍균 (사)미래지식성장포럼 정책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