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화 기자 기자 2017.02.23 09:18:18

[프라임경제] 음성에서 영상으로 발전해 온 통화 기능이 또 한 번 진화를 준비 중이다. 2차원(2D) 영상 통화는 3차원(3D) 홀로그래픽(홀로그램과 유사한 기술) 통화로 한 단계 뛰어 오를 전망이다.
SK텔레콤(017670·사장 박정호)은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MWC) 2017에서 선보일 신개념 통신 기술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를 공개했다.
텔레프레즌스는 원격지의 통화 참가자들이 실제로 같은 방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증강현실(AR) 기반의 홀로그래픽 통화 솔루션이다. 단순한 영상 통화를 넘어 가상의 3D 영상까지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가능해진 것.
이날 SK텔레콤이 선보인 텔레프레즌스는 통화 참가자들이 HMD(머리에 착용하는 영상표시장치)를 착용하면 각 통화 참가자가 있는 현실들 위에 특정 홀로그래픽이 나타나는 방식이다.
가령 원격 협진(Tele-medicine)이나 원격 가이드(Tele-maintenance), 원격 회의 상황에서 3D 홀로그래픽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인데, 원격에 있는 다수의 의료진이 환자의 심장이나 뇌 등 복잡한 신체 기관의 3D 데이터를 보며 협진을 하거나, 직접 공장에 가지 않아도 3D로 구현된 자동차의 내·외관 구조를 보면서 실시간 논의를 할 수 있는 기술이다.
SK텔레콤 측은 "참가자들은 AR로 구현된 상대방의 아바타와 마주하고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으며, 주변에 가상의 데이터를 띄울 수 있어 단순한 통화 이상의 가치를 제공받는다"고 설명했다.

텔레프레즌스의 상용화 시점은 미정이다. SK텔레콤은 현재 원격 협진 등에 대한 법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아 이 추이를 지켜 보고, 기술 완성도를 더 높여 출시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 줄 것" SKT, AR·VR 사업 지속
SK텔레콤은 2012년부터 AR과 가상현실(VR) 기술 연구를 지속해 왔다. 특히 지난해 AR과 VR 서비스 제공을 위한 통합 서비스 플랫폼 '티 리얼(T-Real)'을 개발자들에 개방해 관련 생태계 활성화를 촉진하고 있다.
전진수 SK텔레콤 종합기술원 Virtual Experience Tech Lab 팀장은 "어떻게 하면 자사 고객에게 통신 서비스 외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을까를 고민, 글로벌 IT 기업들의 추이를 보며 우리도 빠르게 연구를 시작했다"며 AR·VR 사업 추진 계기를 밝혔다.
SK텔레콤의 연구 성과는 지난 2015년 전 세계 수천명의 개발자가 참석하는 구글의 개발자 콘퍼런스인 '구글 I/O(Input/Output)'에서도 소개됐다. 당시 구글 I/O에서는 SK텔레콤과 구글이 협력해 개발한 'T-AR for 탱고(Tango)'를 선보였다.
T-AR for 탱고는 3D 공간인식이 가능한 '탱고' 단말에 SK텔레콤의 AR 플랫폼 'T-AR'이 결합, 공간을 분석하고 인식해 가상의 콘텐츠를 표시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전 팀장은 "SK텔레콤 AR과 VR 사업에 대한 해외 업체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라며 "특히 미국 등 해외 통신사들이 자사 신사업 창출 등을 목표로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단순한 콘텐츠 감상을 넘어 가상의 콘텐츠를 조작하는 기술 확보 등 AR과 VR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는 동작인식 관련 센서 및 솔루션을 개발하는 미국의 IT기업 립모션과 미래형 인터랙션 기술을 개발 중이다.
양사는 3차원 공간을 인식해 가상의 콘텐츠를 표시할 수 있는 자사 티 리얼과 손가락의 미세한 동작까지 정밀하게 인식해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할 수 있는 콘트롤러를 연구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는 이스라엘 센서 및 이미지 프로세서 개발사 이뉴이티브와 3차원 실감형 AR·VR 솔루션 개발에 나서고 있다. 양사는 AR·VR 환경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기존 터치 인터페이스 대신, 손 동작을 인식해 AR·VR 콘텐츠를 조작하는 기술과 주변 공간을 인식해서 사용자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더불어 SK텔레콤은 EBS와 혼합현실(MR) 기술을 활용한 실감형 교육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