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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는 잘나가는데…' 게임업계, 중견기업 실종

자금난 허덕이고 외산 게임에 밀리고…게임 무관 수익에 눈길도

김경태 기자 기자  2017.02.22 17: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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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게임산업 규모가 나날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른바 '빅3'로 불리는 대형 게임사들에 비해 중소·중견 게임사들의 성장세는 둔화된다는 우려가 거세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대형 게임사와 중소·중견 게임사의 매출 실적 등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5조1436억원에서 2015년 10조7223억원으로 두 배가량(5조5787억원) 증가했으나, 다수 게임사는 여전히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콘진이 지난 2015년 국내 게임사 885곳을 대상으로 매출 규모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2%인 726개 게임사가 1억원 미만의 매출에 그쳤다. 

소수 게임사만 성장을 거듭하는 것인데, 다수 게임사의 개발력과 개발 환경은 열악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허리'라고 할 수 있는 중견 규모의 게임사를 찾기 힘든 셈이다. 

◆'빅3'가 게임시장 40% 차지…양극화 심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빅3로 불리는 '넥슨(대표 박지원)'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 이하 넷마블)' '엔씨소프트(036570·대표 김택진)의 게임 매출이 전체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형국이다. 

넥슨은 지난해 일본 자회사의 부진과 엔화강세에도 1조9358억원의 매출 실적을 기록했으며,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의 인기에 힘입어 1조506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엔씨소프트는 1조를 넘지는 못했지만 9835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시현했다. 

이 밖에 △NHN엔터테인먼트(181710·대표 정우진, 이하 NHN엔터)는 8564억원 △스마일게이트(대표 권혁빈) 5801억원 △컴투스(078340·대표 송병준) 5156억원 △게임빌(063080·대표 송병준) 1623억원 △선데이토즈(123420·대표 이정웅) 773억원 등의 실적을 쌓았다. 

빅3를 비롯한 상위 게임사들은 이같이 지난해 높은 매출 실적을 찍은 반면 나머지 다수의 게임사들은 2015년에 이어 1억원의 매출 실적도 올리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모바일게임 시장 초기 캐주얼 게임을 성공시켰던 중소 게임사와 온라인게임으로 성장해온 중견 게임사들 대부분이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신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아예 신작을 내놓지 못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게임을 개발해온 중견 게임사의 경우 자금력 부족으로 게임을 출시 못하면서 역성장을 하고 있다"며 "특히 유저들은 대작게임이나 완성도 높은 게임을 요구하는데 이런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금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온라인게임에만 집중했던 게임 개발사가 모바일게임으로 유저들이 이동하는 최신 트렌드를 잡지 못한 것도 이유"라며 "중견 게임 개발사들은 온라인게임 개발자에게 모바일게임 개발까지 병행하도록 하면서 한 가지에 충실하지 못했던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게임성보다 수익 위주 게임사 늘까 우려 

게임업계 양극화가 계속 심화되면서 중소·중견 게임사의 부담감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중견 게임사는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산 게임의 국내진입도 걸림돌이다. 외산 게임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외산 게임은 유명 지적재산권(IP)과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중소·중견 게임사는 더욱 입지가 좁아졌다. 

중소·중견 게임사들은 '악순환의 연속'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형 게임사는 외산 게임에 밀리지 않기 위해 신작 개발과 퍼블리싱에 박차를 가하고, 이 때문에 양극화는 더욱 심화된다는 것. 중소·중견 게임사들은 자금난으로 인해 신작 개발이나 개발인력에 쉽게 뛰어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일부 중소·중견 게임사는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수익과 직결되는 게임 개발에만 집중하거나 게임이 아닌 다른 곳에 투자한다는 전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매출보다는 게임성으로 유저들에게 다가가는 게임사들이 많아 함께 성장했다"며 "하지만 양극화가 계속되면서 게임성보다는 게임과 무관한 수익 위주로 운영되는 게임사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게임업계 성장을 위해서는 허리라고 할 수 있는 중소·중견 게임사의 성장이 필수"라며 "정책 및 제도개선을 통해 이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