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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연장' 혹시나…촉각 곤두세우는 포스코

삼성 다음 수사대상? 포스코 "포레카·정치권 관련 의혹 충분히 해명"

전혜인 기자 기자  2017.02.22 16: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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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종료일이 6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뒤 대가성 뇌물 출연 의혹을 받는 대기업들은 특검팀의 수사기간 연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록 전날 국회에서 특검팀의 활동기간 연장을 위한 법 개정 시도가 여당의 반대로 무산되긴 했으나, 22일 새벽 법원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 수사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재야의 목소리가 더 커진 상황이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브리핑을 통해 "수사기간이 연장되면 수사대상 14가지 중 미수사 부분을 중심으로 하되, 다른 대기업 수사도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최순실의 자금 유용 창구였던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부금을 출연한 기업 중 CJ·롯데·SK 등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최씨와 관련해 탄핵 정국 초기부터 계속 연관성이 거론된 포스코(005490)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권오준 회장은 지난해 11월 대기업 총수들 가운데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으며 특검의 수사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최씨와의 연결고리에 대한 의혹이 제기돼왔다.

가장 큰 의혹은 포레카 지분강탈과 관련된 사안이다. 포스코는 광고계열사인 포레카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최씨의 측근인 광고감독 차은택씨가 해당 지분을 강제로 넘겨받으려고 시도한 것과 관련, 직·간접적 영향을 끼쳤다는 혐의를 받은 바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차씨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의 공판에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가 증인 출석해 "최순실이 포레카 지분 강탈에 적극적으로 시도하며 '더 압박하라'고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대표는 이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포레카 지분 강탈 시도 실패로) VIP에게 많이 혼났다고 말했다"며 "안 전 수석이 지분 인수가 순조롭지 않다고 '권 회장에게 말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안 전 수석도 이날 헌법재판소에서 진행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 16차 변론에 참석해 "신혜성씨(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 부인)를 지난 2015년 12월쯤 KT 광고담당 상무로 취업하는 데 박 대통령의 지시로 KT 회장에게 얘기했다"고 답변했다.

이미 안 전 수석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통해 박 대통령이 '포레카 매각 과정에 문제가 있으니 바로 잡으라'고 직접 개입했다는 진술이 확보된 바 있다.

여기 더해 박영수 특검팀은 최씨가 안 전 수석과 함께 포스코 인사에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서 명단이 발견된 김모씨 등 4명의 포스코 임원이 지난 2015년부터 그룹 내 한직으로 인사 이동된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지난달 권오준 회장의 연임이 확정된 포스코는 경영 안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인사를 통해 권 회장의 친정경영이 더욱 강화될 조짐이다. 포스코는 올해 정기임원인사에서 철강부문업무 최고책임자(COO) 직위를 신설하고 오인환 철강본부장을 사장 겸 COO로 승진시켰다.

임원인사 후 권 회장은 광양제철소 리튬이온(PosLX) 공장 준공식 및 포스코 ESM 양극재 공장 등 비철 분야에서의 현장 방문에 공을 들였고, 오 사장은 포항제철소를 찾아 철강 생산 현장을 점검했다. 오 사장이 기존의 철강부문 운영을 담당하고, 권 회장은 비철 등 미래 신사업 확보에 집중한다는 '투트랙 전략'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권 회장이 오 사장을 자신의 후계자로 육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권오준 회장이 내달 열릴 최순실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해야 하는 등 여전히 사건이 완벽히 마무리되지 않아 경영 일선에 나오기 부담이 될 것"이라며 "권 회장이 전반적인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오 사장이 구체적으로 행동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런 관측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권 회장의 연임 이후 회사를 조기에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관계자는 "포스코는 포레카 등 이번 사건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충분히 해명했고 검찰 조사도 성실히 받았다"며 "다음 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 역시 지난 조사 당시 진술했던 내용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차원일 뿐"이라고 응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