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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깨지지 않는 유리천장' 여성 가두는 정부

박지혜 기자 기자  2017.02.22 09: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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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언젠가 누군가가 유리천장을 깨길 바란다."

힐러리 클린턴이 작년 선거가 끝난 후 패배연설을 통해 젊은 여성들에게 한 말이다.

유리천장은 여성이 조직 내의 일정 서열 이상 오르지 못하도록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인데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3월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유리천장지수에서 꼴찌로 처졌다. 2013년부터 4년 연속 최하위였으며, 한국의 점수는 25점으로 OECD 평균인 56점의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정부위원회 구성 시 위촉직 위원의 경우 특정 성별이 6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양성평등기본법'을 2015년 7월부터 시행 중이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 '보건복지부 소관 정부위원회 설치 현황 및 활동내역서'를 보면 지난해 8월 구성된 44개 위원회 중 절반이 넘는 23개 위원회에서 위촉 위원 중 여성위원은 40% 미만이었다.

특히 지난해 7월에 구성된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정책심의위원회'의 경우 위촉위원 9명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처럼 정부는 여성위원 비율 40%를 충족시켜야 함에도 솔선수범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도 정부와 별반 다르지 않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2015년 매출액 기준 100대 기업의 여성임원 현황 조사에 따르면 전체 임원 중 여성임원은 2.3%인 165명에 그쳤다. 1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인 52개 기업은 여성임원이 단 한 명도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첫 여성대통령으로서 우리나라의 유리천장을 깨주길 바랐지만, 국정과제로 삼은 '미래 여성인재 10만 양성'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여성대통령도 어쩌지 못한 여성 경제활동 확대와 양성평등 확산, 또다시 기약도 없이 다음 정부에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