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해외로 광폭 행진하는 안방(安邦)보험그룹을 등에 업은 알리안츠생명이 적자 타이틀을 뗄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몰리고 있다.
중국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낮은 만큼 해외 진출을 통한 수익원 창출이 그 어느 곳보다 절실한 안방보험이 막대한 자본력을 내세워 알리안츠생명의 구원투수로 나선 것. 안방보험은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대주주 변경을 승인받았다.
22일 알리안츠생명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이달 15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운 이사회 의장으로 짜오홍씨를 임명했다. 또 선임 사외이사에 량페이씨가 선임됐다.
이사회 구성 인원 국적·직위 및 사외이사와 사내이사 간 균형 등을 고려해 원활한 이사회 운영을 꾀하고자 짜오홍 비상임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는 것이 알리안츠생명 측의 설명이다.
이날 왕 루이 신임 부사장의 선임 건도 있었다. 그는 베이징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안방보험에서 해외 투자 및 글로벌 비즈니스를 담당했다.

안방보험의 행보는 사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알리안츠생명은 올해 2분기 내 '알리안츠생명'에서 'ABL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한다. 이번에 바뀌는 사명은 안방보험과의 연계성을 강조했다. 특히 빨간색의 'ABL' 로고는 안방보험 로고인 'AB'를 떠올리기 쉽다.
안방보험을 닮은 사명과 로고부터 시작해 경영진 및 사외이사에 안방보험 출신들이 배치되는 등 '알리안츠'를 지우고 '안방보험' 이미지 제고에 돌입한 알리안츠생명이 적자 타이틀을 뗄 수 있을지 업계는 궁금해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알리안츠생명 순손실은 122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048.6% 급증했다. 영업이익율·총자산수익률·자기자본수익률 성적 역시 부실하다.
지난 17일 올리버 베테 독일 알리안츠그룹 CEO는 실적 발표 도중 "기존 비즈니스에서 유기적으로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사업 부분을 중단했다"며 그 일례가 바로 한국의 경우"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렇듯 계속된 적자에 허덕이던 알리안츠생명은 안방보험에 인수되자마자 저축성보험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 중이다. 안방보험은 동양생명을 인수할 당시에도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공격적인 전략은 안방보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안방보험은 2014년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인수를 시작으로 벨기에, 한국, 네덜란드 등 보험사와 은행을 거침없이 사들이는 등 거침없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렇게 얻은 현지 보험사 보험자금을 해외 자산에 투자해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 것.
덕분에 2015년 12월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산 총액이 9조6908억원에 이르는 대형종합보험사로 성장했다.
다만 알리안츠생명 미래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매각 이슈가 장기화되면서 영업조직 이탈 현상을 보인 만큼 영업조직을 단단히 다져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되는 것이다.
안방보험과 같은 중국 보험사들은 설계사 조직보다 방카슈랑스에 의존하는 부분이 아직 크다 보니, 설계사 영업조직 운영이 한국 보험사보다 부진하다.
또 'ABL'라는 브랜드를 다시 한국에 정착시켜야 하는 점 역시 문제로 꼽힌다. 적지 않은 돈을 매달 내며 안정적인 보장을 받기 원하는 보험 소비자들은 브랜드 신뢰성이 높은 보험사를 선호한다. 지난 2011년 보험연구원이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대부분이 상품 선택 시 보험사 신뢰성을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안방보험이 인수한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이 합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만약 양사가 합병할 시 생명보험업계 5위로 순위가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이런 가운데 안방보험의 사업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이소양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중국 보험사 해외시장 진출에 대해 "해외에서 인수한 현지 보험사 대다수가 경영 부실을 이유로 매각됐다"며 "기존 경영 부실 문제를 풀어가는 데 상대한 노력과 경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