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화 기자 기자 2017.02.20 15:14:14

[프라임경제] "SK텔레콤(017670) 휴대폰 고객이라도 우리 케이블 인터넷 상품 가입 후 결합 할인 가능합니다." "케이블 인터넷을 사용 중이어도 우리 SK텔레콤 휴대폰 가입 후 결합 할인 가능합니다."
이르면 이달 중 SK텔레콤 혹은 CJ헬로비전·티브로드 등 일부 케이블방송사 고객은 동등결합 상품 안내를 받게 될 전망이다.
동등결합은 통신사의 이동통신 상품과 케이블방송사의 인터넷·케이블방송 등 상품을 묶어 하나의 결합상품을 만들었을 때 통신사가 판매하는 결합상품과 동등한 할인율로 케이블방송사도 결합할 수 있도록 의무가 부여되는 것이다.
따라서 통신사가 케이블 방송사의 인터넷·방송 상품을 판매할 수 있고, 반대로 케이블 방송사가 통신사의 이동통신 상품을 판매할 수도 있다.
20일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 등에 따르면, 동등결합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037560)·티브로드·딜라이브·현대HCN·CMB·JCN울산중앙방송 6개 케이블방송사와 함께 출시키로 한 동등결합 상품 '온가족 케이블 플랜(가칭)'의 인·허가 신청 절차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미래부는 상품 출시 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약관심사를 마쳤으며, 이를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최종 인·허가 결정한다.
미래부가 SK텔레콤의 상품 출시를 최종 인·허가하면, 케이블 방송 각사는 다시 미래부에 상품 신고를 마치고 정식 판매에 돌입할 수 있다.
케이블 방송사는 우선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해지를 방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정식 출시 제각각…CJ헬로비전·티브로드 '당장' CMB·JCN울산 '하반기'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2016년도 방송통신경쟁상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말 통신사업자, 방송사업자들의 결합상품 가입자는 총 1606만 가구로, 그중에서도 주요 통신사업자들의 결합상품이 무려 83.7%를 차지하는 등 이동통신 중심으로 결합상품 가입이 이뤄지고 있다.
결국 이동통신 상품이 없는 케이블 방송사는 지속적으로 가입자 이탈을 겪을 수밖에 없는 추세로, 이에 케이블방송사는 모바일 상품 판매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이 중 6개 케이블방송사는 동등결합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에 동등결합 상품 출시를 신청, 지난해 12월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와 케이블방송의 '인터넷 서비스'를 결합한 동등결합상품 출시 협정을 동시에 체결했다.
그러나 정식 서비스는 시스템 구축 등을 이유로 상이한 시점에 시작될 전망이다.
현재 SK텔레콤은 동등결합 서비스 판매를 위한 준비를 마쳤고,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도 동등결합 상품 판매를 위한 이용약관, 시스템, 콜센터 등 서비스 출시 준비를 모두 끝내고 미래부 최종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티브로드는 "SK텔레콤 모바일 이용고객이 티브로드 초고속인터넷(100M, 320M, 1기가)을 신규약정 가입하거나 재약정할 때 온가족 케이블 플랜 상품을 신청하면 모바일요금에서 최소 5000원에서 최대 2만3000원까지 추가 할인을, 동시에 티브로드 인터넷 요금은 약관가 대비 100M와 320M는 20%, 1기가 서비스는 30%까지 할인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딜라이브와 현대HCN은 내부 전산작업 등 마무리가 덜 돼 3월경 출시한다는 목표다. CMB와 JCN울산중앙방송은 이보다 더 준비를 마치지 못해 늦으면 하반기 출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케이블방송사 '해지 방어'할 동안 SKT 가만히 있어도 고객 늘어
케이블방송 업계는 상품 출시 후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해지율을 막는 데 상품을 우선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고객 유치도 가능하지만, 마케팅 인력 등 현실적인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는 까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케이블방송사별 채널을 통해 동등결합 상품 광고를 할 수도 있지만 일단 케이블 상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고객이어야 동등결합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며 "기존 고객 대상으로 한 판매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 해지를 방지하는 수단으로 이동통신 서비스와의 결합이 절실한 케이블 방송사는 이번 상품 판매 상황에 따라 기존 인터넷 고객을 유지하거나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SK텔레콤은 '케이블 방송사'라는 이동통신 판매망을 더 확보, 가만히 있어도 이동통신 가입자를 늘릴 수 있게 됐다.
여기에 SK텔레콤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면 케이블 방송사의 인터넷 가입자까지 자회사 SK브로드밴드(033630)의 인터넷 가입자로 끌어들이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당초 '위기에 직면한 케이블 방송사와의 동등한 경쟁 유도'라는 동등결합 도입 취지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사업자와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SK텔레콤의 동등결합 상품 출시 발표 후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도 이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현재 KT는 출시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일 뿐 케이블 방송사와의 실제 접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음 달 중 출시를 목표로 했던 LG유플러스는 이제 막 케이블 방송사와 접촉을 시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등결합 상품 출시로 인한 효과는 아직 아무도 단언할 수 없다"며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