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덕 기자 기자 2017.02.20 11:28:08
[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가 사실상 하만을 품에 안았다. 이로써 커넥티드카용 전장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업계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SDI(006400),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009150) 등 전자계열사 등에 미치는 시너지 효과도 클 것이란 분석이다.

하만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스탬퍼드시에서 열린 임시 주총에서 주주 67%의 동의를 얻어 인수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인수 가격은 주당 112달러, 인수 총액은 80억달러다.
삼성전자는 전장 분야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업계 1위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전자사업팀은 2015년 12월 신설됐다.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텔레매틱스(Telematics)·보안·OTA(Over The Air) 솔루션 등의 전장사업 분야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매출 70억달러, 영업이익은 7억달러에 달한다.
하만은 매출 중 65%가 전장사업에서 발생한다. 특히 커넥티드카와 카오디오 사업은 연매출의 약 6배에 달하는 240억달러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관련 업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만은 JBL·하만카돈(Harman Kardon)·마크레빈슨(Mark Levinson)·AKG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카오디오에서는 뱅앤올룹슨(B&O)·바우어앤윌킨스(B&W) 등의 브랜드를 보유, 전 세계 시장점유율 41%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현대차를 비롯해 세계적인 자동차기업들인 BMW그룹·메르세데스-벤츠·폭스바겐(폭스바겐·아우디·포르쉐 등)·제너럴모터스(GM)·포드·재규어·랜드로버·FCA그룹 등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5G통신·OLED·인공지능(AI)·음성인식 등 부품 및 UX 기술과 모바일·CE 부문에서 축적한 소비자 이해를 하만의 전장사업 노하우와 결합,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 일환으로 내년 상반기, 하만의 음향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이나 TV용 사운드바 등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삼성SDI·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 등 다른 전자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세 계열사 모두 전장 관련 부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카르텔이 견고하다는 시장 특성상 진입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를 고객으로 둔 하만의 가세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SDI는 BMW 등에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고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으며, 삼성전기는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카메라 모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5년 아우디 콘셉트카에 자동차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시장은 티어1부터 말단 협력사까지 거미줄처럼 복잡한 이해관계와 유통망이 구성돼 있어 최초 진입이 매우 어렵다"며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로 이 문제를 단번에 해결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뿐 아니라 전자 관련 계열사 모두에게 시너지 효과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인수 작업은 앞으로 미국·유럽·중국 등 하만이 진출해 있는 주요 시장에서 반독점 규제 당국 승인 절차를 거쳐 늦어도 3분기까지는 마무리될 전망이다.
하만은 인수 이후 상장이 폐지되고 삼성전자 미국 법인의 100% 자(子)회사로 운영된다.